‘제대로 된 냉면의 맛’ 함흥냉면갈비탕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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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개업,물·비빔냉면 갈비탕 육개장 4개 메뉴
깔끔한 육수, 비빔양념 인기, 갈비탕 국물과 고기 일품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름 건강식으로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은 냉면이다. 부산에 냉면을 판매하는 식당은 한두 곳이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냉면의 맛을 내는 전문점을 찾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올해 33년째 이어오고 있는 냉면집이 있다. 긴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손님들로부터 오래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다. 냉면 수준이 보통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녹천탕, 천일탕 등 유명한 온천탕 바로 앞에 자리를 잡은 ‘함흥냉면갈비탕(대표 배옥도)’이 바로 그곳이다.


대구 출신인 배 대표는 1988년 식당을 열었다. 대구에서 냉면, 곰탕가게를 하던 친척에게서 음식을 배웠다. 처음에 문을 연 곳은 부산전자공고 인근의 옛 갈비골목 주변이었다. 너무 지쳐 잠시 쉬려고 장사를 접었다가 지금 자리로 옮긴 것은 3년 전이었다.

함흥냉면갈비탕의 메뉴는 간단하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갈비탕과 육개장 딱 4가지다. 한마디로 여름에는 냉면이 잘 팔리고, 겨울에는 갈비탕과 육개장 인기가 높다. 이 식당의 특징은 ‘4가지 메뉴의 국물이 모두 순하고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냉면의 면은 메밀과 전분을 반씩 섞어 만든다. 비빔냉면의 경우 고구마 전분만으로 만든다.

냉면 국물은 소 사골과 사태 살을 6시간 정도 끓여 만든다. 여기에 소고기, 닭고기와 간장, 계피, 통생강, 통마늘을 넣어 만든 이른 바 ‘짬탕’을 섞어 더 끓이면 육수가 된다. 배 대표는 “한약재 같은 것은 넣지 않는다. 깔끔한 국물 맛을 해치고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냉면 육수는 잡맛이 없이 부드럽고 깨끗하고 상큼한 맛이다. 기름기가 완전히 제거된 육수여서 담백하다.


고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은 비빔냉면 양념이다. 육수에 양파, 파, 고춧가루를 섞은 것이다. 부드러운데다 매운 느낌이 별로 없는 게 특징이다. 국산 고춧가루만 쓰는 게 맛의 비법이다.

마침 옆자리에서 비빔냉면을 먹던 한 고객은 “이곳의 양념으로 밥을 비벼먹어도 맛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비빔냉면에 첨가하는 가오리도 고소하고 쫄깃하다. 참기름, 마늘, 깨소금, 양파로 양념한 것이다.

냉면 가게이지만 갈비탕과 육개장 맛도 놀랄 정도로 빼어나다.


갈비탕은 미국산 갈비를 잘라 핏물을 12시간 정도 뺀 다음 삶아서 육수를 낸다. 이때 양파, 파, 생강 등의 양념을 넣는다.

맑은 갈비탕 국물은 담백하면서 은근하게 깊은 맛을 낸다. 목구멍을 사르르 넘어가는 기분이 꽤 좋다. 입맛을 껄끄럽게 만드는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고기도 푹 잘 삶은 탓에 아주 부드럽다. 배 대표는 “나이가 많은 손님도 힘들지 않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야들야들한 고기”라고 말했다.


육개장 국물도 보통 맛이 아니다. 닭기름과 소기름을 서너 시간 미리 곤다. 손님이 주문하면 비빔냉면 육수용으로 만든 짬탕을 넣고 버섯, 고사리, 숙주나물에 고춧가루와 소기름을 넣어서 볶은 양념을 첨가해 끓인다.

육개장 국물은 그야말로 입안을 깔끔하고 상큼하게 만들어 준다. 얼큰하지만 맵다는 느낌은 없다.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이나 다 먹을 수 있는 맛이다.

배 대표는 여러 가지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역 양로원 어르신 생일상 대접이다. 그는 “단골손님이 많다. 목욕탕에 다녀온 손님도 많이 온다. 앞으로도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흥냉면갈비탕/물냉면·비빔냉면·육개장 8000원, 갈비탕 1만 원.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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