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선박 배출 오염물질 실측해 미세먼지 잡는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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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A·KIOST 공동연구 착수
개방형 분광계로 원거리 측량
부산항 미세먼지 근본책 마련


부산항의 선박 배출 오염원 실측을 위해 설치된 대기오염물질 원격 광학 분석장비(OP-FTIR).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의 선박 배출 오염원 실측을 위해 설치된 대기오염물질 원격 광학 분석장비(OP-FTIR).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 선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은 과연 얼마나 될까? 부산 지역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항만 배출 오염물질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 한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항 입항 선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항만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공동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BPA는 2020년 4월부터 KIOST·부산보건환경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항 내 시설과 선박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현황과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올 6월부터는 KIOST의 원격 광학 분석 장비(OP-FTIR)를 활용해 운항 선박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실측하고, 부산 항만지역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공동연구의 주요 내용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를 장거리에서 실측하는 원격 광학 분석 장비를 활용한 운항 선박의 대기오염 배출농도 실측 △실측을 기반으로 한 배출량 산정 △측정 데이터를 활용한 선박의 부산 항만지역 대기오염물질 영향도 분석 등이다.

이를 통해 부산항만공사와 KIOST는 항만지역의 주요 대기오염물질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선박의 기여도를 파악해 항만 대기질 개선계획 수립에 활용할 예정이다. 남기찬 BPA 사장은 “부산 해양산업클러스터에 위치한 KIOST와 지역 발전, 상생 협력을 위해 공동연구를 추진하게 됐다”며 “공동연구를 통해 부산 항만지역 대기오염의 원인 규명과 저감 방안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IOST에 따르면 개방형 분광계로 불리는 OP-FTIR는 대기 중에 있는 물질의 파장을 분석해 1km 떨어진 곳의 미세먼지의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드론이나 다른 장비들과 연계해 배후지역을 비롯한 3차원적 입체 조사도 가능하다. 이 장비를 통해 미세먼지의 농도 변화와 이동 방향 등 종합적 측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두 기관은 다각적인 미세먼지 분석이 가능해진다면 부산항의 미세먼지를 잡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올 1월 부산연구원이 발표한 ‘부산 지역 항만 미세먼지 이슈와 저감 방안’이라는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로 인한 미세먼지가 부산 전체 미세먼지의 약 54%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하역 장비, 화물차량, 선박에서 배출하는 ‘가스상 오염물질’은 도심 대기 중에서 황산암모늄염, 질산암모늄염 등으로 불리는 2차 생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부산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올 1월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일대가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올 1월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일대가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 부산일보DB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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