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R 대세라지만… 획일적인 스마트 관광은 ‘글쎄’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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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청이 자갈치시장 주변에 추진 중인 AR(증강현실) 콘텐츠. 부산일보DB 부산 중구청이 자갈치시장 주변에 추진 중인 AR(증강현실) 콘텐츠. 부산일보DB

위기에 처한 부산의 관광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신기술을 접목한 관광 ‘스마트화’가 대세다. 그러나 관광지에 대한 이해 없는 스마트화는 ‘기술 전시’로만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부산시는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IT기술을 접목해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체험형 스마트 관광 서비스를 늘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스마트 관광과 같은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관광객이 늘고 인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 관광지마다 첨단기술 접목

용두산공원 첨단화 등 규모 커져

기술 치중하다 특색 잃을 수도

콘텐츠 중심으로 체계적 접근을


부산시가 제안하는 스마트 관광의 주요 기술은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접목한 서비스다. 부산시는 태종대 전망대, 벡스코, 아쿠아리움 등 부산 대표 관광지에 지속적으로 VR 체험공간 등을 증설해왔다.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는 ‘하늘마루 VR·AR 멀티 체험관’을 열었다.

개별 사업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용두산공원 첨단화 사업’이다. 지난달 30일 부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모한 ‘지역연계 첨단 CT 실증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용두산 공원에는 3차원 가상세계를 보여주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등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총 8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부산시의 지원으로 스마트 관광이 양적으로 늘어난 반면, 콘텐츠로서 수준은 높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즉 기술 전시에만 그쳐 시민과 관광객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의대 관광컨벤션학과 윤태환 교수는 “첨단기술은 관광객의 니즈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일부 스마트 관광 사업의 경우 기술 전시에 목적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용두산공원을 찾은 몇몇 관광객들은 첨단화 계획에 의아해했다. 21일 오전 10시께 용두산공원을 방문한 임지수(28·서울 노원구) 씨는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판잣집촌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장소를 찾았다”며 “전통적인 공간에 미디어 아트나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다면 특유의 색깔을 잃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용두산공원 첨단화’ 사업의 윤병환 연구책임자는 “관광객들이 시각적으로 현대화가 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용두산공원에 접목하게 됐다”며 “초반에는 시민들이 낯설어 할 수 있겠지만 영상콘텐츠를 계속 변경하는 등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적절한 접근 방식을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관광지에 설치되는 첨단 설비들이 일회성으로 남지 않으려면 ‘기술’이 아닌 ‘콘텐츠’ 중심의 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윤 교수는 “단발성 사업이 아닌 부산시의 스마트 관광화에 대한 총체적인 청사진 아래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스마트 관광사업에서 이용자인 시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시민들의 수요에 기반한 첨단기술을 개발해나가기 위해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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