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늇쓰리] 바다 한가운데서 짜장면 시키신 분? 드론 배달부가 떴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이재화기자 jhlee@busan.com , 김보경기자 harufor@busan.com , 진유민 j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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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늇3[늇쓰리]'는 부산·울산·경남의 이슈를 짧고 맛있게 요리한 '3분 영상뉴스'입니다.


드론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지고 있습니다. 이름도 생소했던 ‘드론’이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는데요. 단순한 취미로 즐기기도 하지만 영상 촬영, 군사 목적을 넘어 ‘드론 아트쇼’라고 불리는 예술 활동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분야는 바로 ‘드론 배달’인데요


짜장면이 하늘을 날아온다면 어떨까요? 아직 도시에서 드론을 활용한 배달사업은 여러 규제와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드론배달을 실용화한 분야가 있는데요. 바로 바다 위 정박 중인 선박을 대상으로 드론으로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늇쓰리의 주제는 ‘해상 드론 배달’입니다.


최초 드론은 군사용으로 개발됐습니다. 영국에서 개발한 병사들 대공사격 훈련용 무인비행기 ‘퀸비’가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군에서 이를 보고 자극을 받아 상용화에 성공했죠. 어원을 놓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벌, 개미 등 곤충의 수컷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인 ‘드론’에서 따왔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선원들에게 육지가 가장 그리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육지를 눈앞에 둔 때입니다.

유류나 기타 생필품을 보급하기 위해 입항하는 해외 국적의 선박들은 항만에 정박하려면 계류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항만 인근에 닻을 내리고 ‘묘박’을 하게 되는데요.


치킨, 피자, 지역 특산품 등을 먹고 싶지만, 소형 운반선을 이용할 경우 수십만 원에 달하는 비용 때문에 선뜻 주문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엔 코로나로 인해 선원들의 육상 하선이 제한되면서 더 어려워졌죠.


이러한 선원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스타트업이 부산에 있습니다.

'해양드론기술'은 국내 최초로 드론을 이용해 묘박 중인 선박에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인 '나라온'을 운영 중인데요.


이 업체는 2월 국토부로부터 정식 사업자 허가를 취득했고, 3월 14일 관세청과도 협의를 마치고 본격 드론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벌써 100건이 넘는 배송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동삼 어촌계와 함께 하리 해상 낚시터에도 드론 배달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늇쓰리 취재진도 직접 영도구 하리항 앞바다 좌대 낚시터에서 짜장면을 시켜봤습니다. 카카오톡 채널 ‘나라온’을 통해 짜장면 두 그릇을 주문했더니, 실시간으로 주문을 확인하고 입금하는 절차가 이뤄졌습니다.

짜장면을 시키고 기다리길 10여 분. 웅웅 거리는 드론 소리와 함께 스티로폼 박스에 잘 포장된 짜장면 두 그릇이 '날아'왔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라 내용물이 섞이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바다 위에서 먹는 짜장면은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집에서 음식을 싸 와서 먹는 것보다 드론으로 배달시켜 먹는 게 더 간편했습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급하게 필요한 낚시용품 등도 배달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해상 드론 배송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입니다. 부산 남외항을 중심으로 최대 5kg의 물건을 3km 떨어진 곳까지 배송할 수 있는데요.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만 3km까지 날아가는 데 짧으면 1분 길어야 5분입니다.


5kg 남짓이면 피자 3판 정도인데, 업체 측은 20kg까지 물건을 배송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해 성능을 시험 중에 있다고 하네요.


남외항 묘박지에는 연간 5000여 척의 선박이 정박하는데요. 연간 4만 척 이상이 거쳐가는 부산항으로 확대하면 해상 드론 배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선용품시장은 약 1조 5000억 원 규모로 충분한 시장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상 드론은 물류 사각지대를 좁힐 수 있는 데다, 바다 위에서만 운행하기 때문에 비상 상황 시 안전 문제나 사생활 침해 우려도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낚시 좋아하는 아버님들, 이번 주말엔 가족들과 함께 해상 낚시터에서 드론으로 짜장면 시키는 센스를 보여주시는 건 어떨까요?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제작=김보경·이재화 PD / 진유민 작가 / 배지윤·정연욱 대학생인턴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이재화기자 jhlee@busan.com , 김보경기자 harufor@busan.com , 진유민 j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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