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건희미술관을 부산시립박물관에 건립하자
진남일 전 부산시의원 / (사)남구미래발전연구원 원장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이 문화예술적 가치가 상당한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함에 따라 소위 '이건희미술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다. 이에 따른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이건희미술관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학연, 혈연, 지연 등의 이유를 내걸어 유치전에 나서는 이유는 이건희미술관이 직·간접적으로 가져다줄 가치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건희미술관은 단순한 미술 작품 전시관이 아니다. 예술적 가치를 뛰어넘는 경제적, 사회적 파급 효과를 낳아 지역 경제에 상상 이상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화체육부 장관이 최근 언론을 통해 밑도 끝도 없이 이건희미술관의 수도권 건립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문체부 장관의 그 발언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없는, 그야말로 독단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에 불과하다고 본다.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정책이 수도권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철저히 외면한 정책들 뿐이다.
더불어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수도권 문화시설 편중 등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지방민들은 문화적 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우리 부산의 새로운 도시 비전인 '문화관광 매력 도시' 지향을 위해선 이건희미술관 부산 유치는 매우 중요하다. 부산의 문화 번성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가치도 매우 커 지역 경제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발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면 이건희미술관 건립에 천문학적인 국민의 세금을 들여 새로운 부지를 매입하는 것도 적절한 방안이 아닐 수 있다. 새로운 미술관 건립보다는 기존 시설을 새롭게 증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의 경우 남구에 있는 ‘부산시립박물관’이 이 방안에 있어서는 가장 적합한 곳이 아닐까 싶다.
부산시립박물관 인근의 유엔공원과 남구평화공원 그리고 ‘대한민국 1호 트램’이 될 오륙도트램까지 접목한다면 부산은 예술을 품은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 인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모름지기 국가사업이라 함은 국민의 세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 사업의 기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 이상적이고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현재 부산시는 정부 측에 이건희미술관 건립을 공모 방식으로 추진해 달라고 공식 건의를 한 상태이다.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 부산시는 지금이라도 속도감 있게 ‘유치추진단’을 구성해 이미 먼저 유치전에 뛰어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과의 유치 경쟁에서 앞서 나가야 한다. 부산의 환경적, 지리적 장점들을 총 망라할 수 있는 면밀한 준비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로 이건희미술관 부산 건립의 합당성을 적극 알려나가야 한다.
국가경제 균형발전과 문화예술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이건희미술관의 부산 건립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부산시민이 힘을 모아 유치를 이뤄내면 부산이 매력적인 문화관광 도시로서 세계적 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다. 더불어 부산의 지역 경제도 한층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