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용량 2.6배 늘리는 전처리 용액 개발"
KIST 연구팀 "전기자동차 주행 거리 향상에 활용 가능"
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 연구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진관 학생연구원, 홍지현 선임연구원, 정향수 선임연구원, 이민아 선임연구원. KIST 제공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전처리 용액을 적용한 고용량 전지를 평가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리튬 배터리의 용량을 최대 2.6배까지 늘릴 수 있는 신개념 전처리 용액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이민아 박사, 에너지소재연구센터 홍지현 박사,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정향수 박사 공동연구팀이 리튬 배터리의 흑연·실리콘 복합 음극 제작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전처리 용액을 개발해 기존 대비 2.6배 이상의 용량을 갖는 음극 소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기기는 배터리 완충 시 배터리 충전량이 100%로 표시되지만, 이는 사실 최대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중 10∼30%가 사라진 수치다.
배터리의 생산·안정화 공정에서 처음으로 충전할 때 리튬 이온의 일정량이 영구적으로 손실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튬 이온의 초기 손실을 막아내는 것은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이나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용액 내 분자들의 상호 작용 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전처리 용액을 개발해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는 흑연·실리콘 복합 음극을 담가 안정적으로 손실될 리튬을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흑연·실리콘 전극을 해당 용액에 1분 정도 담그면 에너지 저장 능력을 높이고자 전극 내 실리콘 비율을 50%까지 올려도 초기 리튬 소모 현상을 완전히 차단해 첫 충전 시 1% 이하의 리튬을 소모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개발된 전극은 250회 충·방전하는 내구성 시험 후에도 초기 용량의 87.3%를 유지하는 우수한 수명 특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15% 이내에 머물던 흑연·실리콘 복합 음극 내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디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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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