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탄핵’ vs ‘형수 욕설’ 이재명-이낙연 ‘과거사 소환’ 공방 격화
‘노무현 탄핵’ vs ‘형수 욕설’
“정책과 비전은 없다”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이낙연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탄핵’과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등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소환되며 후보들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대권 레이스가 ‘과거사’에 발목 잡혀 정책과 비전 경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22일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설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의원님은 탄핵에 찬성했던 한나라당 의원들과 탄핵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에 진입했고, 탄핵 반대를 외치던 유시민·김근태·송영길을 가로막는 대열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논평을 통해 “2004년 3월 11일, 탄핵소추안에 서명을 하지 않은 이낙연 후보는 ‘당인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책임 있게 선택하겠다’고 본인의 고민을 밝힌 후, 3월 12일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이것이 팩트”라고 반박했다. 여기다 정세균 후보까지 참전하면서 전선은 확대됐다. 정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당시 이낙연 후보는 다른 정당에 있지 않았나”며 “그때 내부 사정을 아는 분이 아마 추미애 후보일 것이다. 같이 그 쪽에 계셨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이낙연·추미애 후보가 탄핵을 당론으로 찬성했던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저는 탄핵을 막기 위해 의장석을 지키고 당시 우리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며 이낙연·추미애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자신이 진짜 ‘친노(친노무현) 적통’임을 강조했다.
또한 유튜브에 공개된 이재명 후보의 욕설 파일도 논란이 됐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사실 우리도 (음성 파일을 올린 유튜버가 누군지) 다 안다. 행사할 때마다 A 후보 옆에 서 있는 유튜버 B 씨가 누군지 안다는 것”이라며 “B 씨가 행사를 진행하고 (A 후보와) 사진을 찍고 그러는데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지난 20일 온라인에 업로드된 것으로 2012년 7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후보가 욕설을 하며 형수와 통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이낙연 후보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캠프와 무관한 일이고 오해에 기초해서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것은 좀 자중하면 좋겠다”라고 이재명 후보 캠프를 비꼬았다.
이처럼 민주당 대선이 케케묵은 과거사를 두고 정쟁에만 치중하면서 대중의 피로감만 누적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지역 여권 관계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과거에 사로 잡혀 있어서는 안된다”며 “정책과 비전 등 건전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자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