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또 망신… 자책골 루마니아 선수에 "고마워요" 조롱 자막
MBC가 25일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를 중계하며 상대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달아 논란을 빚었다. MBC는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 선수에 대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썼다. 방송화면 캡처
MBC가 도쿄올림픽 축구 중계 도중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 선수에게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내보내 또다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MBC는 지난 25일 오후 일본 아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를 생중계했다.
전반 27분 이동준의 크로스를 황의조를 받는 과정에서 루마니아의 라즈반 마린의 발끝에 공이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공식 기록에 마린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문제의 자막은 전반전이 끝난 뒤 광고 화면에 등장했다.
MBC는 후반 시작 전 중간 광고를 보내면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냈다.
해당 문구를 본 누리꾼들은 "정말 이해가 안간다", "월드컵에서 자책골 넣고 자국에 간 뒤 총을 맞아 죽은 콜롬비아 에스코바르 선수를 기억한다면 저런 저급하고 위험한 멘트를 할 수 없을 것이다", "MBC 방송은 나라의 망신이다. 해체하라", "타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방송" 등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986년 구소련 시절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는 국제적으로 비극적인 사고로 알려져 있다.
MBC는 이외에도 엘살바도르 선수단 소개에는 비트코인 사진을, 아이티 선수단 소개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과 함께 시위 사진을 사용했고 노르웨이는 연어, 이탈리아는 피자 사진을 국가 소개에 사용했다가 중계방송 말미에 사과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 등 해외에서도 부적절한 그래픽이었다는 지적을 잇따라 받았다.
결국 MBC는 중계방송 말미 및 입장문을 통해 거듭 사과했다. MBC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23일 밤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다"며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가 되는 영상과 자막에 대해서는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다"고 설명하면서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MBC의 올림픽 중계와 관련해 일부 외신들은 "모욕적이며 이상하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