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투기자본이 부산 일자리 없앤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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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민주노총 부산본부 본부 대강당에서 ‘부산지역 투기자본 규제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23일 민주노총 부산본부 본부 대강당에서 ‘부산지역 투기자본 규제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투기자본이 부산지역 고용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장을 사들인 뒤 폐점 결정을 내리거나 산업 발전 계획을 명확히 내놓지 않는 현상을 두고 민주노총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투기자본의 이 같은 행태가 지역 고용을 악화시켜 고스란히 시민 피해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홈플러스 가야점 폐점 매각 등

지역 고용 사정 악화 부추겨

전횡 막으려면 정부 규제 강화를

23일 민주노총 부산본부(이하 민주노총)는 본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의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업종인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업장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투기자본에 매각되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로 부산은 지난해 취업자가 163만 5000명으로 근 10년 내 최저를 기록하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대표 업장마저 매각 위기에 놓이면서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가 늘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은 투기자본이 전횡을 일삼는 대표적인 지역 사업장으로 홈플러스 가야점을 지목했다. 홈플러스 가야점은 1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대형 매장. 부산지역 홈플러스 중 매출 1위에 해당할 정도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올 3월 홈플러스 가야점은 폐점 매각이 결정됐다. 인수업체인 부동산 개발 업체 MDM 플러스는 매장을 허문 자리에 주상복합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폐점 매각으로 수백 명의 홈플러스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인 한진중공업의 매각 문제도 거론됐다. 지난해 12월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금속노조 심진호 한진중공업지회장은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을 사들인 뒤에 조선업 유지 계획에 대해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진중공업이 부산을 대표하는 일자리 기업인 만큼 부산시가 나서 조선업을 유지, 발전시킬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부산 내 투기자본을 규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부지용도변경을 금지하는 조례 제정이나 부동산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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