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 성공…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됐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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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초 심사서 ‘반려’ 권고 받았지만, 극적 뒤집기 성공
진귀한 생물 2150종 서식…우리나라 15번째 세계유산 등재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동식물 2150종이 살아가는 진귀한 생물종의 보고인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사진은 전남 신안군 안좌도 갯벌. 문화재청 제공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동식물 2150종이 살아가는 진귀한 생물종의 보고인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사진은 전남 신안군 안좌도 갯벌. 문화재청 제공

‘한국의 갯벌’이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올해 5월 초 열린 세계자연유산 자문기구 심사에서 4개 등급 중 세 번째인 ‘반려(Defer)’ 권고를 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빨간불이 켜졌던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우리나라가 반려 판정을 받은 유산을 철회하지 않고 한 번에 등재하기는 처음이다.

중국 푸저우에서 온라인과 병행해 진행 중인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6일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Na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성격을 모두 갖춘 복합유산으로 나뉜다.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4곳에 있는 갯벌을 묶은 자연유산이다. 이중 신안 갯벌이 1100㎢로 가장 넓고, 나머지 갯벌 면적은 각각 60㎢ 안팎이다. 모두 습지보호지역이고, 일부가 람사르 습지이다. 또 ‘한국의 갯벌’은 동아시아와 대양주 철새 이동로에서 핵심 기착지이기도 하다.

올해 5월 세계자연유산 자문·심사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한국의 갯벌’ 중 신안 갯벌을 제외한 다른 곳의 갯벌은 범위가 넓지 않고,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핵심 지역을 포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유산을 둘러싼 완충 지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반려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에 관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를 인정하며 ‘반려’ 권고에서 두 단계를 올려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했다. ‘한국의 갯벌’은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다양한 생물종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며,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전 세계 3대 주요 철새 이동로 중 하나인 황해 지역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을 부양하는 핵심적 장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이런 설득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종 철새 등 동식물 2150점이 살아가는 진귀한 생물종의 보고다. 이곳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이 서식하며, 범게를 포함해 고유종 47종이 있다.

‘한국의 갯벌’ 등재 성공으로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모두 15건으로 늘었다. 이중 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포함해 2건이 됐다. 나머지는 모두 문화유산이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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