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PK서 이재명 제쳐… 무색해진 ‘호남후보 필패론’ (종합)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거 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차기 대선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에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지사 ‘백제 발언’으로 PK에서 일정 수준 이상 표를 얻어야 대선에서 이긴다는 소위 ‘영남 후보 필승론’ 혹은 ‘호남 후보 필패론’이 고개를 든 가운데 이 전 대표가 PK 확장성을 보여준 것으로 비친다. ‘호남 후보 대선 필패’라는 경험에 기반한 영남권 후보들의 기대가 사실상 무색해진 장면으로 읽힌다.
가덕신공항 등 PK 구애 효과
KSOI 조사, 2%포인트 앞서
예비경선 이후 첫 역전 현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교통방송) 의뢰로 지난 23~24일 전국 성인 1006명을 상대로 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정례조사(신뢰 수준 95%,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PK 지역 조사 결과를 떼어 보면 이 전 대표는 19.3%를 얻어 이 지사(17.3%)에 앞섰다. 한 주 앞선 조사에선 이 지사가 22.7%로 이 전 대표(14.7%)에 앞섰는데 예비경선 이후 첫 ‘역전 현상’이 일어난 셈이다. 2주 전 조사에서도 이 지사가 24.8%, 이 전 대표가 15.4%였다. 전국적인 조사라 PK 지역 샘플이 150개에 불과하지만, 이 전 대표 ‘상승’ 이 지사 ‘하락’ 추세는 분명한 셈이다.
이 지사 측에서도 PK 기류 변화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부산에 있는 민주당 3명 현역 가운데 우리(이 지사) 쪽을 지지하는 의원이 아직 없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직 지사로 코로나 19 상황에 대응하느라 본경선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적인 한계도 있다”고 했다. 반대로 이 전 대표 측에서는 가덕신공항 특별법 국회 입법을 진두지휘하는 등 당 대표 시절 여러 차례 부산을 방문하며 공을 들인 이 전 대표의 ‘진심’이 여론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기대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최인호 종합상황본부장은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자질과 역량이 확인된 터라 현재의 여론조사 추세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