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산업 먼저 준비하는 지자체, 미래 콘텐츠&관광 시장 선점할 것”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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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수 한국 OTT 포럼 회장 인터뷰
“지역 장점 살려 다각도로 접근
부산 도시 브랜드 구축 힘써야”

OTT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미디어 시장에서 지역의 활로는 무엇일까. 문철수(59·사진) 한국 OTT 포럼 회장은 ‘콘텐츠 확보’와 ‘스튜디오 유치’에 답이 있을 거라고 봤다. 문 회장은 “OTT 산업을 먼저 준비하는 지역자치단체가 미래 콘텐츠·관광 산업의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에 이어 2대 회장을 맡고 있는 문 회장은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방송 정책 전문가다. OTT 포럼은 산·학·정 관련 인사 10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신규 융합서비스의 인프라 구축과 발전 방안을 연구한다.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와 황용석 건국대 교수, 안정상 국회 과기정통부 수석전문위원과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이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티빙과 왓챠 등 OTT 관련 기업 20여 개도 법인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 회장은 “OTT 대응 과정에서 지역이 소외될까 우려된다”며 “지자체는 지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글로벌한 아이템을 고민해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행법상 정부에도 OTT를 다루는 법률이 없다”며 “이 때문에 지역에서 관련 법제를 직접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 대신 지역에 스튜디오를 유치해 드라마·영화 제작사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거나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지적 재산권(IP)를 확보하는 등 차세대 산업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서야 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앞으로 OTT 논의가 더 확대되고 가속화될 것으로 봤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국내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데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 등 해외 OTT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문 회장은 “새로운 흐름이고 글로벌 추세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선 관련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지자체가 일찍 관심을 가지고 대비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OTT라고 하면 당장 방송 제작물만 생각할 수 있지만 넓게 봐야 한다”며 “OTT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회장은 최근 무산된 대형 드라마 제작사의 부산 오픈 세트 건립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것인데 그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은 관광 산업 활성 등 앞으로의 지역 경제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부산은 국제영화제나 국제광고제 같은 행사를 오랜 기간 개최해와서 ‘문화 도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더 성장할 OTT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발전한 도시 브랜드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예전에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해 국내 제작사들에게 초기 비용을 많이 투자했듯 재원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지역 제작사·방송국과의 생존을 위한 협업에 나서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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