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여론조사…면접원엔 이재명, ARS는 윤석열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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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비슷한 기간에 실시됐음에도 크게 엇갈리는 혼전 양상이다. 가장 최근 조사로 볼 수 있는 한국리서치·KBS 조사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TBS 조사가 대표적이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이달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가 25.6%,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8.1%,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0%로 각각 집계됐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격차는 7.5%포인트(P)로 해당 조사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밖이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가상 양자 대결에선 이 지사가 44.2%로 윤 전 총장(36.9%)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이 지사의 강세가 뚜렷했다.

반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이달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30.6%로, 이 지사(26.2%)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지난주 조사 대비 윤 전 총장은 2.3%P 상승했지만 이 지사는 2.2%P 하락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 범위 내인 4.4%P다. 이 전 대표는 12.9%로 3위를 이어갔다. 한국리서치 조사와 단순 비교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2.5%P나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5일 서대문독립공원 내 독립관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5일 서대문독립공원 내 독립관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조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사 방식이다. 한국리서치는 무선번호 전화 면접(면접원이 설문지를 읽으며 조사하는 방식), KSOI는 무선번호 ARS(자동응답) 방식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두 조사의 응답률은 크게 차이를 보였다. 한국리서치는 21.3%, KSOI는 6.7%로 나타났다. ARS로 설문 전화가 오면 설명을 듣고 있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에 응답률이 전화 면접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ARS를 끝까지 듣고 응답을 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정치에 관심이 높은 집단으로 분류된다. 강성 지지층이 설문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전화 면접의 경우 면접원이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라 아무래도 전화를 무시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경험적으로 ARS 조사에서 보수적 응답이 좀더 높다는 특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의 경우 전화 면접에서는 이 지사가 높고, ARS에서는 야권에선 윤석열 후보가, 여권에선 이 전 대표가 강세인 경향성을 찾을 수 있다. 질문 설계 등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단순화하면 윤 전 총장이나 이 전 대표가 보수적 성향의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는 추세로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통령 선거의 경우 유권자의 관심이 높은 선거라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ARS보다는 전화 면접을 통한 조사가 선거 결과가 더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민의힘은 경선이 시작된 것이 아닌 만큼, 현재는 각 캠프에서도 추세를 보고 선거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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