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충격’ 한국이 가장 컸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실시 소식에 각국의 증시가 큰 타격을 받았다.

그 중 한국 증시의 충격이 유독 여느 국가들보다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셀(sell) 코리아’ 규모는 벌써 지난해 전체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고, 8월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G20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코스피·코스닥 외국인 순매도

올들어 총 30조 7200억 원대

8월 코스피 수익률 -4.43%

G20 국가들 중 최하위 기록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한 금액은 총 30조 72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금액은 작년 한 해 동안의 외국인 순매도(24조 7128억 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7개월 여만에 지난 한 해 순매도 금액을 뛰어넘은 셈이다.

월별로 살펴볼 때 외국인은 올들어 지난 4월(829억 원 순매수) 한 달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7개월 내내 국내 증시에서 매수보다 매도를 더 많이 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연내 테이퍼링 소식에 외국인의 매도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6조 4900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한 달을 다 못 채우고도 지난 5월(9조 216억 원)에 이어 순매도 금액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미국의 연내 테이퍼링 소식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충격은 8월 각국 증시의 수익률에서도 드러났다. 이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4.43%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G20 각국 대표 주가지수 수익률 중 최하위의 기록이다.

한국 외에도 중국(-0.87%·17위), 일본(-0.99%·18위), 브라질(-3.08%·19위) 등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일부에서는 이번 국내 증시 하락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맞물려 있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세계 지정학적 환경이 악화되면서 반도체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 증시가 악영향을 받는다는 해석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