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 멋”… MZ세대 ‘가치소비’에 꽂혔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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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사회적 가치 등을 중시하는 MZ 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 위에서부터 올버즈 ‘내추럴 런 컬렉션’, 룰루레몬 가방, 구찌 운동화, 프라이탁 가방. 각 사 제공 환경, 사회적 가치 등을 중시하는 MZ 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 위에서부터 올버즈 ‘내추럴 런 컬렉션’, 룰루레몬 가방, 구찌 운동화, 프라이탁 가방. 각 사 제공

지속가능성, 친환경,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모든 업계가 이런 추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MZ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소비 패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고, 신고, 바르는 모든 것이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인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며 제품을 구입하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SNS를 통해 이를 드러낸다.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업계도 ‘가치 소비’와 ‘미닝아웃’(소비 행위를 통해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소비자 운동)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직접 친환경 소재 개발부터 리사이클, 업사이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패션 업계, 트렌드 민감 ‘미닝아웃’ 공략

리사이클·업사이클·친환경 제품 출시

버섯을 가죽처럼 만든 요가 매트부터

화물 덮는 폐방수천 재료 가방까지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브랜드 올버즈(Allbirds)가 이달 18일 선보인 ‘내추럴 런 컬렉션’(Natural Run Collection)은 지속가능에 대한 신념과 혁신의 결과로 탄생한 라인업이다. 일반적인 퍼포먼스 웨어는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주요 소재인 폴리에스테르는 연간 4만 7000척의 크루즈선을 채울 연료와 맞먹는 석유를 소모하고 7억t의 탄소를 대기 중에 뿜어낸다.

올버즈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100% 자연 식물성 대체 가죽인 ‘플랜트 레더’ 등 천연 대체 소재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리사이클 소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며 지구 환경을 위해 꾸준히 힘쓰고 있다. 또 모든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표기해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이번 컬렉션은 약 2년간 70여 차례의 반복된 개발 과정, 수천 시간에 달하는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퍼포먼스 웨어로 우수한 통기성과 흡습성 그리고 신축성을 자랑한다. 남성 러닝 티셔츠와 쇼츠, 여성 러닝 탱크톱, 폼탱크톱, 쇼츠 그리고 바이크 쇼츠와 레깅스로 구성됐다. 모두 ZQ 인증 메리노울, FSC 인증 트리 소재 등 올버즈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천연 소재와 리사이클 소재로 만들어졌다. 내추럴 레깅스는 탄소 배출을 의식한 디자인으로 기존에 나와 있는 합성 소재 제품들보다 두 배 이상 뛰어난 통기성을 갖췄다.

올버즈 관계자는 “대부분의 스포츠 웨어에는 석유가 사용되는데, 건강을 위해 운동할 때 입는 옷과, 그것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사이의 간극이 올버즈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 고민과 노력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내추럴 런 컬렉션”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웨어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은 내년 상반기 버섯을 가죽처럼 만든 친환경 소재 ‘마일로’(Mylo)를 100% 사용한 요가 매트와 가방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일로는 버섯의 재생 가능한 뿌리를 활용한 소재로 미국 친환경 섬유 업체인 볼트 스레드(Bolt Threads) 소속 과학자와 소재 전문가가 개발했다.

마일로 요가 매트 제품의 경우 브랜드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요가 매트를 지속가능한 소재로 구현해 기존 상품에 대한 친환경적 대안을 제시한다. 마일로 가방은 메디테이션 요가 매트 백과 배럴 더플백 등 2가지 디자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는 신소재 데메트라(Demetra)로 만든 3종의 비건 운동화를 선보였다. 구찌가 자체 연구·개발해 내놓은 이 소재는 목재 펄프 77%에 지속가능한 비스코스(인조견사의 원료)와 밀·옥수수에서 검출한 폴리우레탄을 합성해 만든다. 데메트라는 그동안 개발된 다른 신소재들과 달리 확장성과 생산량에 제한이 없고, 다양한 패션 아이템 등 광범위한 제품군에 활용이 가능하다. 구찌는 순환 경제 지원을 위해 제조 과정 중 생기는 부산물들을 구찌 업(Gucci-Up) 프로그램을 통해 재활용 또는 재사용할 계획이다.

업사이클 가방으로 유명한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화물을 덮는 폐방수천 등을 주요 재료로 제품을 만든다. 방수천이 몸통 원형을 이루고 자동차 안전벨트가 어깨 끈, 마감은 폐자전거의 고무로 처리한다. 모든 제품에 다른 디자인이 반영되므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방’을 표방한다. 세계 400여 개 매장에서 한 해 20만 개 이상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모든 제품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특별함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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