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기 악성림프종, 표적치료제로 완치 가능”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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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강안병원 주영돈 진료부원장이 구강내 편도선에 악성 림프종이 침범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좋은강안병원 주영돈 진료부원장이 구강내 편도선에 악성 림프종이 침범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이 악성림프종이다. 혈액세포의 하나인 림프구가 악성 변화를 일으켜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림프구들이 모여 있는 림프절에서 잘 생긴다. 하지만 림프조직은 우리 몸 전체에 분포하기 때문에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림프종에는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이 있는데 비호지킨림프종이 악성종양이다. 명확한 발생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면역결핍 상태에서 림프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 이식, 후천성면역결핍증, 선천성면역결핍증후군 등에서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재발성·불응성도 장기 생존 기대

고령환자, 적극적인 치료 필요

목·가슴·겨드랑이·복부 부위 등

림프절 덩어리 발견 땐 조직검사

복합항암화학요법 시행 ‘효과적’


■통증없이 림프절에서 덩어리 서서히 커져

가장 흔한 증상은 림프절이 통증 없이 서서히 커지는 것이다. 주로 목 부위, 가슴, 겨드랑이, 복부, 사타구니 부위의 림프절에서 덩어리가 발견된다. 이런 증상이 관찰되면 반드시 혈액종양내과를 방문해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6개월 동안 특별한 이유 없이 10% 이상 체중이 감소하거나 38도 이상의 열이 계속될 경우, 수면 시 땀이 나는 야간 발한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

조직검사를 통해 림프종이 확진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CT, PET-CT, 골수검사 등을 통해 1기부터 4기까지 병기를 나눈다.

림프종의 기본적인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이다. 림프종은 대부분 온몸에 퍼져있기 때문에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이동하는 항암제 치료 효과가 특히 좋다.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같은 국소적 치료만으로는 재발이 쉽다.

부산지역 혈액종양내과 2세대 그룹을 이끌고 있는 좋은강안병원 주영돈 부원장은 “한 가지 약제만으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면 재발이 잘돼 독성이 다른 약제들을 조합한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시도한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은 재발한 림프종에서 젊은 환자인 경우에 완치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위험군 림프종과 공격형 림프종

저위험군 림프종의 암세포는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 수년이 지나도 종양의 크기가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항암제의 부작용이 오히려 더 크기 때문에 치료를 하지 않고 기다린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잘 관찰하면서 치료를 미룬다.

저위험군 림프종은 암세포가 느리게 자라 항암제로 치료를 해도 공격 속도가 느려 일부만 사멸된다. 일부는 남아 지속적인 재발을 일으킨다.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반면 공격형 림프종의 암세포는 자라는 속도가 매우 빨라 수일 만에 종양이 전신에 퍼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진단 후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공격형 림프종은 암세포가 매우 빨리 자라는 만큼 항암제에 의해 빨리 사멸된다. 일부에서 완치가 가능하다.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후에 국소적인 방사선치료를 한다. 전신으로 침범됐을 때는 복합항암화학요법을 6~8회 실시한다.

재발이 잦은데, 이때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시도한다. 기존의 항암제와 비교해 5~10배의 고용량 항암제를 투여하여 잔존하는 암세포를 제거한 후에 사전에 채집한 말초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시술이다.


■표적면역치료제 발전, 완치도 가능

림프종은 다른 암과 달리 초기에 발견되더라도 주된 치료가 수술적 절제가 아닌 항암치료다. 3, 4기로 진행된 악성림프종에서도 항암요법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권고된다.

특히 표적면역치료제가 개발된 이후로 과거엔 치료가 힘들었던 악성 림프종 생존율이 현저히 높아졌다. 공격형 림프종도 완치율이 30~60%, 5년 생존율이 50~60%로 향상됐다.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불가피했다. 이에 비해 표적면역치료제는 정상세포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고령환자도 심각한 부작용 없이 치료에 임할 수 있다.

악성의 약 40%를 차지하는 혈액암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다. 이 경우 10~15%의 환자는 초기 치료에 불응하며, 환자의 20~35% 정도는 재발을 경험한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초기 치료에 불응하거나 재발하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은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체 치료가 없었다. 보통 기대 여명이 6개월에 불과했다. 하지만 새로운 면역표적치료제가 최근 잇따라 출시되면서 재발성, 불응성 악성 림프종 환자들도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약제가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이다. 최초의 항체 약물 결합체다. 이보다 앞서 2017년 FDA 승인을 받은 약제로 아칼라브루티닙이 있다. 2020년 6월 승인을 받은 약물이 셀리넥서이다. 암세포에서 세포 자멸사를 선택적으로 유도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던 약물이 킴리아주이다. 세계 최초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는데 약값(주사제)이 5억 원 정도로 엄청나다.

주영돈 부원장은 “고령 환자들도 항암치료를 거부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출시될 표적면역치료제는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악성림프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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