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울경 협치로 미래 먹거리 '수소경제' 선점하라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국내 15개 대기업이 참여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총회와 출범식이 열려 국내 수소경제의 대대적인 출발을 알렸다. 연합뉴스
지구촌에 닥친 기후변화라는 대재앙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탄소중립 혹은 탈탄소 기조가 세계를 뒤덮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친환경 연료인 수소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기 시작했다. ‘수소경제’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이유다. 때마침 국내 대기업들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의기투합해 기대감을 키운다. 8일 현대차·SK·롯데그룹 등 15개 대기업이 참여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수소산업 관련 업체들의 협의체다. 환경 보호와 경제 발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탄소중립 위한 수소산업 세계적 추세
동남권 통합 전략으로 경쟁력 키워야
국내외 산업계 전반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경제에 시동을 거는 소리가 요란하다. 부산·울산·경남은 이미 수소경제의 가치를 내다보고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고무적이다. 부산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수소선박 관련 산업 발전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세계적인 해운·항만 도시이자 조선 및 기자재 산업이 발달한 지역 강점을 살린 전략이다. 울산은 최근 수소 시범도시·클러스터·규제특구 등 정부의 3대 공모사업에 모두 선정돼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경남은 창원에 수소 생산기지 거점을 조성하고 있다. 모든 계획이 잘 진행돼 지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신성장 동력이 돼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부울경이 경쟁이 아닌 협치를 통해 전국 수소경제를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이 8일 내놓은 ‘부울경 협력 기반 부산 수소산업 육성 전략 방향 보고서’를 통해서다. 현재 3개 광역지자체가 별도의 육성 전략과 조직으로 실증사업 등을 벌이고 있어 방향 수정이 요구된다는 게다. 시의적절한 진단이다. 3곳의 수소산업이 자체 발전 전략으로 성장 단계를 달리하거나 중복 분야가 나와 경쟁 관계가 생기기 전에 시장 진입 초기부터 미리 서로 조율하고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건 당연히 필요하다. 행정적으로 추진 중인 부울경 메가시티에 발맞춰 부울경 경제 공동체 조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부울경 수소경제 육성책을 통할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거나 통합 전담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3곳의 수소산업이 각자도생 대신에 연구시설 이용, 인력 공급 등 다방면으로 협업한다면 부울경의 수소산업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동남권 수소경제를 통합하는 대형 프로젝트 추진도 가능하지 싶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참여 기업들은 2030년까지 4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도 수소경제를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 엄청난 먹거리가 생길 전망이다. 부울경이 적극 협치하면서 지산학 협력, 플랫폼 개발, 인력 양성 등 노력을 병행해 국내 수소시장을 선점하고 세계 수소경제까지 주도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