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 사주 의혹’ 김 웅 의원실 압수수색…野 “심각한 탄압” 與 “진실의 입 열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수사관들이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키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김 웅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 네번째) 등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0일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물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 웅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원이 진실의 입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3층 김 의원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사무실이 아닌 자택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재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등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 사주를 받아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과 관련해 이달 6일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윤 전 총장과 손 인권보호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전 대검 대변인)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공수처는 고발장 접수 이틀 만에 김한메 사세행 대표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고, 나흘 째에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실을 찾아 “과잉수사 아니냐”라고 항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지지부진, 세월을 늦추기만 하다가 여당 측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광석화처럼 기습남침한다”며 “심각한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으로 들어온 공익제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정당의 문제지 공수처가 개입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인으로서 김 의원이 진실의 입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것은 의혹만 더 커지는 내용이었다”며 “본인의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회견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는 손 인권보호관의 자택과 사무실의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