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중고거래 일상 되면서 소비자 불만도 함께 일상 됐다
1990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해 스마트 폰에 익숙한 이른바 ‘Z세대’의 중고 거래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입금 후 제품을 받지 못하거나, 가품을 양도하는 등 피해 상담 건수도 늘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0·20대 커뮤니티 내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2020년 1분기 이후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Z세대의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언급량은 2018년 1183건에서 지난해 2946건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이란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번장) 등을 말한다.
젊은 층에 중고거래 플랫폼 인기
한정판 중고 운동화 웃돈 구매도
계약불이행 등 불만도 늘어나
한국소비자원 “모니터링 강화”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는 Z세대를 필두로한 젊은층이다. 미디어 정보 분석 기업 닐슨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1월까지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가운데 10·20대 사용자가 2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가 27.7%, 40대가 23.4%, 50대 이상이 21.4%순 이었다.
최근 한정판 운동화를 웃돈을 주고 중고로 구매하는 ‘리셀테크’도 새로운 Z세대의 트렌드로 등장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 내 리셀테크 관련해 소셜데이터 언급량은 2018년 1만 5247건에서 지난해 2만 1802건으로 43.0% 증가했고, 지난해 처음 중고 플랫폼 관련 언급 순위에 한정판 신발 리셀 전용 플랫폼인 ‘크림’(12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Z세대 활동이 늘면서 각종 사고도 끊이기 않는다.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소비자 상담은 2018년 263건에서 지난해 367건으로 늘었다. 특히 계좌이체로 먼저 입금한 후 물건을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가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계약불이행 관련 불만이 206건(21.8%)로 가장 많았고, 품질·AS 관련(179건, 18.9%), 청약철회(169건, 17.8%)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 거래 플랫폼을 자주 이용하는 Z세대 이 모(24) 씨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많이 등장하면서 비교적 돈이 없는 10대나 20대가 물건을 살 때부터 다시 되팔 생각으로 포장 박스를 모아두거나 제품을 조심히 쓰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거래과정에서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당초 설명했던 것과 다른 상태의 물건이 오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10대·20대 커뮤니티 내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언급량 분석에서도 중고거래 피해는 뚜렷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이들 커뮤니티 내 가장 많이 언급된 관련 키워드는 마켓, 당근, 번개, 사기 순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판매자가 계좌번호를 제시하며 입금을 하라고 하고 입금이 확인되면 바로 플랫폼을 탈퇴해버리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사기가 많다고 전했다.
리셀 플랫폼 관련 상담건수도 2018년 0건에서 지난해 27건으로 늘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리셀 전용 플랫폼은 판매자로부터 제품을 수령해 정품 여부 및 품질에 대한 검수를 진행하는데, 검수 기준 및 가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 관련 상담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은 “Z세대의 전자상거래 피해 예방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