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 925 >엠지? 엠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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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교열부장

‘‘젊은 피’ 엠제트(MZ)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제트(Z) 세대를 함께 부르는 말이다.’

‘엘지(LG)전자가 엠지(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한 ‘2021 라이프스 굿(Life’s Good)’ 캠페인 뮤직 프로젝트의 최종 음원이 3일 엘지전자 글로벌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GlobalLG)에 공개됐다.’

같은 신문에, 하루 걸러 실린 기사들이다. 한데, ‘MZ’를 각각 ‘엠제트’와 ‘엠지’로 썼다. ‘MZ세대’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인데, 과연 어느 한쪽이 틀린 걸까, 아니면 둘 다 옳은 걸까.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사전)을 보자.

*제트(Z/z): 영어 알파벳의 스물여섯 번째 자모 이름.

*지(G/g): 영어 알파벳의 일곱 번째 자모 이름.

사전엔 이렇게만 나온다. 그러니 ‘MZ’는 ‘엠제트’가 옳은 표기인 것. 이건 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사실, ‘Z세대’를 ‘지세대’라 할 사람은 없을 터이니, ‘마징가 Z’를 ‘마징가 지’로 부를 사람은 없을 터이니 헷갈릴 게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들 ‘MZ세대’를 ‘엠지세대’로 많이들 부르는 걸까. ‘엠제트세대’보다 발음이 쉬워서일까.

아, 그런데, 바로 국립국어원과 표준사전이 저렇게 ‘제트/지’를 헷갈리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기는 했다. 다시 표준사전을 보자.

*디엠제트(DMZ): 교전국 쌍방이 협정에 따라 군사 시설이나 인원을 배치하지 않은 지대. 충돌을 방지하는 구실을 한다. =비무장 지대.

*디엠지(DMZ): 교전국 쌍방이 협정에 따라 군사 시설이나 인원을 배치하지 않은 지대. 충돌을 방지하는 구실을 한다. =비무장 지대.

이렇게 Z를 ‘지’로 쓸 수 있게 길을 터 준 것. 원래 표준사전에서 ‘디엠지’를 찾으면 이렇게 돼 있었다.

*디엠지: ‘디엠제트(DMZ)’의 잘못.

이랬던 뜻풀이가 ‘디엠제트’와 똑같이 바뀐 것이다. 이를 두고 국립국어원 누리집(홈페이지) ‘온라인가나다’는 ‘디엠제트로 쓰는 것이 원칙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를 관례적으로 ‘디엠지’로 쓰는 것도 인정한 것’(2021. 6. 1.)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건 아무래도 관례와 관용을 너무 폭넓게 인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말무리(언중)가 잘못 쓰는 말까지 관례라며 인정하면 표기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다간 ‘에어컨 시래기’나 ‘사생활 치매’, ‘공항장애’나 ‘일치얼짱’까지 표준어가 되겠다고 나설 것 같아서 하는 말이기도 하다.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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