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미술관에 가 볼까?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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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부산현대미술관 연휴 운영
소장품 전시와 새로운 기획전 통해 미적 경험
부산문화회관 전시실 ‘매그넘 인 파리’ 전시

강태훈 ‘새들은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강태훈 ‘새들은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백신 접종으로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같은 명절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추석 연휴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미술관이나 전시장을 찾아 예술로 여유를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산시립미술관과 부산현대미술관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코로나 기간은 입장료가 없으며, 예약은 각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 부산시립미술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전시

안창홍 '봄날은 간다 5'.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안창홍 '봄날은 간다 5'.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1. BMA 소장품보고 COLLECTION REPORT

‘BMA 소장품보고 COLLECTION REPORT’는 23년간 부산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수집 결과와 활동을 보고하는 전시로, 최근 4년간 수집한 소장품 중 일부를 공개한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수집한 작품 282점 중 25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 수집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2018~2019년은 입체 분야로 매체를 제한해 소장품을 구입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특정한 매체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2020년 하반기와 2021년에는 부산 연고 작가의 작품을 우선적으로 수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영재 ‘영도’, 안창홍 ‘봄날은 간다’, 박병제 ‘40계단’, 전준호 ‘In God We Trust’, 최만린 ‘태’, 최정화 ‘메이드인코리아’, 잉카 쇼니바레 ‘나비를 타는 이베지’, 허찬미 ‘작은 다윗’ 등이 공개된다. 11년 전 부산비엔날레 출품작인 강태훈의 설치작품 ‘새들은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다’도 전시된다.


노원희 '결혼'.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노원희 '결혼'.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2. BMA 소장품 하이라이트2-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는 부산시립미술관이 소장한 2000년대 전후 인물화를 중심으로 구성한 전시이다. 전시된 작품 속 인간의 모습은 시대를 반영하고 예술가의 세계관을 대변한다.

전시는 3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현대 예술가들의 자화상을 통해 예술가가 세상을 향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보여주고, 사회제도 속 하나의 부품이 된 인간의 소외와 분열을 드러낸다. 또 불합리한 제도와 부조리를 인식하며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앤디 워홀 ‘자화상’, 윤석남 ‘여인’, 서용선 ‘Men on the street’, 박자현 ‘비정규직 노동자’, 노원희 ‘결혼’ 등이 전시된다.


‘오노프 ONOOOFF’전에서는 가상현실로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오노프 ONOOOFF’전에서는 가상현실로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3. 오노프 ONOOOFF

‘오노프 ONOOOFF’는 가상현실로 만나는 미술관을 담아낸 전시이다. 일반적 미술 전시의 시·공간적 제약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가상현실을 통해 게임을 하듯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비대면 시대 예술의 생존법에 대한 고민과 문화 향유의 기회 제공을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크게 ‘공간을 극복한 공간’, ‘시간을 극복한 시간’ 두 주제로 나뉜다. 관람객은 가상현실 공간에 게시된 디지털화 된 작품 21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오프라인 관람은 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온라인 관람은 PC와 모바일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이용법은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 부산현대미술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전시

이창진 '번개_xx'. 오금아 기자 이창진 '번개_xx'. 오금아 기자

1. MoCA Collection#1

부산현대미술관 소장품 조명전 ‘MoCA Collection#1’은 예측불가한 동시대의 상황에서 생산되는 예술과 의미있는 실천을 미술관 소장품을 통해 들여다본다. 또 소장품전의 지속적 전개를 통해 소장품의 재해석과 재정의를 통해 향후 소장품 수집 방향에 대해서도 탐색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무진형제, 송상희, 이창진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오늘날 공유되는 예술적 가치, 사회문제, 관심가 등을 고유의 시각언어로 표현하는 작가들이다.

무진형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딜레마를 신화적 요소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담아낸다. 작품 ‘풍경’은 고군분투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두 형제의 삶을 분절적이고 모호한 구성과 신화적 상상력으로 표현했다.

송상희 작가는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의 후속 이야기를 상상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인다. 인간의 모습과 유사한 아메바 코오라, 공룡 플라시오사우루스, 기이한 괴물 리바이어던을 중심으로 해서 세상이 시작된 날부터 종말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다. 인간과 자연,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 종말을 통해 인간의 행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창진 작가는 인공번개를 만들어서 보여준다. EL와이어를 낚시줄로 고정한 작품 ‘번개_xx’를 통해 관람객들은 전시장 안에서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내리치는 장면을 통해 가상의 체험을 하게 된다. 실제 번개가 주는 두려움을 잠시 잊고, 인공의 자연현상에 대한 관람자로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대해 사색할 수 있다.


금민정 '그 시간의 복원-구 서울역사'. 오금아 기자 금민정 '그 시간의 복원-구 서울역사'. 오금아 기자

2. 2021년 소장품전: 감각의 문법

‘감각의 문법’은 부산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현재까지 수집된 회화, 영상, 설치, 뉴미디어 등 동시대 미술작품 중 20여 점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신무경, 이한솔, 송성진, 조은필 등 부산 연고 작가와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내외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동시대 미술이 미술 자체의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다루면서 반성하고 환기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또한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고 가공해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 동시대 미술의 구조도 관찰할 수 있는 전시이다. 현대미술에 있어 감상은 작품이 들려주는 언어를 독해해서 감성적이고 의미론적인 쾌감을 얻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신기운 ‘진실에 접근하기_아톰’은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왓 어 원더풀 월드'가 흐르는 가운데 거대한 기계에 갈려 가루가 된 아톰 캐릭터 인형을 역으로 복원되는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조은필 작가는 가벼운 깃털이 공기 중에 부유하는 이미지를 작가의 대표적인 ‘블루’ 색상으로 풀어냈다.

조은필 'Bring the space'. 오금아 기자 조은필 'Bring the space'. 오금아 기자

이한솔은 분해된 안마의자들을 통해 기계적 노동 행위의 반복이 현대인이 살아가기 위한 생존노동과 동일하게 회복과 휴식을 위한 중독된 노동임을 드러낸다. 움직이는 산수화로 유명한 이이남 작가는 ‘사계-인왕제색도’로 정선의 원본이 가진 느낌을 보존하면서 현대적 기술로 움직이고 색을 더해 현대적 산수화를 구현한다.


잭슨 홍 ' 아레나: 조수로부터의 탈출'. 오금아 기자 잭슨 홍 ' 아레나: 조수로부터의 탈출'. 오금아 기자

3. 신실한 실패: 재현 불가능한 재현

17일 개막한 기회전 ‘신실한 실패’는 잭슨 홍, 재커리 폼왈트 두 작가를 통해 실물 상품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을 판매하는 극도의 추상에 이른 오늘날 자본주의를 작품으로 재현해서 보여준다.

잭슨 홍 작가는 ‘타이드’라는 유명 세제의 플라스틱 용기를 차용해 제작한 조각 작품 ‘아레나: 조수로부터의 탈출’로 인간 위생을 위해 고안된 문명의 산물이 되려 인간 생태계를 위협하는 상품이 되는 모순을 지적한다. 이 신작을 중심으로 2008년부터 제작된 작품으 재배치해서 소개한다.

재커리 폼왈트 작가는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작가로,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이미지의 상호 관련성을 분석하고 이미지를 통해 자본주의의 재현 불가능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모래 위의 임금’ 등 다섯 편의 영상 작품과 두 점의 사진 작품을 소개한다.


■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매그넘 인 파리' 전시장 전경. 부산문화회관 제공 '매그넘 인 파리' 전시장 전경. 부산문화회관 제공

1. 부산문화회관 ‘매그넘 인 파리’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 프랑스 파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매그넘 인 파리’는 세계 사진사에 이름을 남긴 로버트 카파, 마트 리부, 엘리엇 어윗, 마틴 파 등 유명 사진작가 39명의 사진작품 224점과 영상 자료 122컷을 전시한다. 또 파리 관련 고서와 지도, 일러스트로 조성된 ‘살롱 드 파리’에서는 19세기 근대 수도로서의 파리의 위상도 들여다 볼 수 있다.

‘매그넘 인 파리’는 추석 연휴에도 개관하며, 전시는 10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입장료는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 1만 3000원, 어린이 1만 원이다. 단체 예약 문의는 ‘magnuminparis’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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