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1] 더 넓고 더 깊어진 ‘국내 영화의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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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낙원의 밤’. BIFF 제공

올해 BIFF의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와 비전’에는 모두 26편이 선정됐다. 파노라마 부문에는 ‘자산어보’ ‘승리호’ ‘싱크홀’ ‘새해전야’ 등 이미 개봉했던 작품도 보인다. 비전 부문은 공통적으로 고도의 형식미와 뛰어난 만듦새를 지녔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비전 부문에서 형식적으로 정렬된 작품, 흥미로운 작품들이 제법 눈에 띈다”고 말했다.

파노라마·비전 부문 26편 선정
‘승리호’ ‘싱크홀’ 등 개봉작 포함
비전 부문, 뛰어난 짜임새 자랑
‘절해고도’ 등 여성감독 작품 눈길


■파노라마 부문

파노라마 부문은 한국 영화의 역량과 흐름을 대변하는 대표작과 최신작 14편을 선보인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던 ‘낙원의 밤’을 비롯해 전수일 감독의 ‘라스트 필름’,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의 오리지널 ‘언프레임드’, 전태일 열사의 삶을 다룬 애니메이션 ‘태일이’ 등이 포함됐다.

박훈정 감독 연출, 엄태구·전여빈·차승원 주연의 ‘낙원의 밤’은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광과 대조되는 처절하고 처연한 이야기로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BIFF와의 오랜 인연인 부산 전수일 감독의 신작 ‘라스트 필름’과 왓챠 오리지널 ‘언프레임드’도 관심 대상이다. ‘언프레임드’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네 명의 아티스트(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가 마음속 깊숙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숏 필름 프로젝트다.

홍준표 감독의 애니메이션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봉제 공장을 배경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을 알리고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운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작 단계부터 카카오같이가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1억 원이 넘는 모금액 달성에 성공했다. 166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에서 시작된 ‘태일이 1970인 제작위원’과 광주, 대구 등 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한 각계각층 서포터즈들의 지지로 공개 전부터 응원을 받았던 작품이다. 또한, ‘태일이’는 ‘마당을 나온 암탉’(2011)으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한 명필름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이자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 권해효, 박철민, 태인호 등 세대별 연기파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후 11월 개봉한다.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 박이웅 감독의 ‘불도저에 탄 소녀’도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주연의 ‘승리호’는 공개 직후 약 80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형 우주 SF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증명한 화제작이다.



■비전 부문

비전 부문은 작품성이 뛰어난 최신의 한국 독립영화와 역량 있는 신인 감독 발굴의 산실이다. 올해도 주목할만한 영화 12편이 선정됐다. 모든 작품이 월드 프리미어라 간단한 시놉과 프로그램 노트만으로는 관람을 결정하기 어려운 섹션이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짜임새 있는 드라마 구축에서부터 과감하고 독창적인 이미지 구상과 구현에 이르기까지, 매혹적이고 도전적인 형식의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작품 완성도 역시 고르게 상향돼 있으며, 선정작 중 절반 정도는 단편 때 주목했던 감독들이다”고 소개했다.

먼저 여성 감독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모두 드라마가 굉장히 좋다. 한인미 감독의 ‘만인의 연인’은 한 여고생이 거쳐 가는 신기하면서도 잔혹한 성장의 한 계절을 유려한 감정 연출로 담아낸다. 특히 여고생 캐릭터가 굉장히 매혹적이다. 신인 배우인데, 주목해서 볼 만한 배우다.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는 삶의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되는 부녀 지간의 성숙하고도 의연한 삶의 태도를 비춘다. 독립영화 쪽 스타 배우 박종환이 출연한다. 정 프로그래머는 “지금까지 본 박종환 연기 중 가장 좋았다”고 평했다. 영화는 2시간 정도. 영화는 눈치채지 못하는 방식으로 1, 2부가 나눠지는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보고 나면 성찰에 대한 느낌을 준다.

윤서진 감독의 ‘초록밤’은 영화 전반에 배어 있는 초록의 색감과 우아한 미장센, 과감한 디자인 등으로 한 가족의 세속적인 며칠간을 애상적으로 그려낸다.

박송열 감독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한 부부의 일상을 기이한 웃음의 터치로 어루만지는 도덕극이다. 보는 사람을 감동적이게 만드는 이상한 윤리극이다. 박 감독 부인이 프로듀서로 직접 출연한다.

‘에듀케이션’으로 24회 BIFF를 방문했던 김덕중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컨버세이션’은 인물들의 소소하면서도 생생한 일상 대화 장면이 중심이면서 동시에 섬세한 촬영과 실험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대화해 나가는 방식의 영화다. 대화가 섬세하고 실제로 관객이 그 인물과 대화를 나누나 싶을 정도로 스며든다.

비전 부문에는 이밖에 오성호 감독의 ‘그 겨울, 나는’, 서보형 감독의 ‘벗어날 탈(脫)’, 김경래 감독의 ‘올 겨울에 찍을 영화’, 정원희 감독의 ‘둠둠’, 이우동 감독의 ‘한 끗’, 이제한 감독의 ‘소피의 세계’, 신선 감독의 ‘모퉁이’ 등도 선정됐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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