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1] 해외 영화제 수상작·화제작·기대작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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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올해 월드시네마 섹션은 그 어느 해보다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거나 화제가 되며 검증된 작품들로 가득하다. 비아시아권 영화의 경우 꼭 월드 프리미어가 아니라도 영화 팬이 관심을 가질만한 검증된 영화를 우선적으로 소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아시아 영화의 소개와 확장에 방점이 있는 만큼 비아시아권 영화에 대해서는 프리미어 상영 원칙을 다소 완화했다.

올해 칸 황금종려상 ‘티탄’
베를린 황금곰상 ‘배드 럭 뱅잉’
선댄스 대상 ‘수베니어 …’ 등
해외서 검증된 작품 상영
한국 올 로케 프랑스 영화도 눈길

■칸·베를린·베니스부터 선댄스까지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에서 최고상을 받은 작품부터 미국 독립영화 축제 선댄스영화제 화제작까지 모두 부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 2년 만에 열린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프랑스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에 빛나는 루마니아 라두 주데 감독의 ‘배드 럭 뱅잉’,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 감독상을 휩쓴 코소보 배경의 영화 ‘하이브’(블레르타 바숄리 감독)까지 기대작들로 가득 차 있다.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깜짝 수상한 ‘티탄’에 대해 서승희 프로그래머는 “강철과 피의 오페라로 부르고 싶을 만큼 비주얼이 강력한 작품”이라며 “감독이 ‘괴물을 받아들여준 심사위원에게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을 만큼 신선한 장르영화다”고 말했다. ‘티탄’은 어릴 때 교통사고로 머리에 철심을 박은 여성이 자동차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의 영화다.

‘배드 럭 뱅잉’은 제목처럼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영화다. 남편과 합의하에 섹스 비디오를 찍은 교사 ‘에미’가 포르노 사이트에 자신의 비디오가 올라가 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동료 교사와 학부모에게까지 소문이 나면서 이 문제에 맞서는 에미의 모습을 담았다. 박가언 프로그래머는 “유쾌한 영화가 결코 아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했고 감독이 여러 결말을 제시해 각오하고 본다면 분명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고 전했다.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나타샤 메르쿨로바·알렉세이 추포브 감독)는 1930년대 스탈린 공포정치 시대를 배경으로 ‘볼코노코프 대위’가 변절자로 낙인찍히면서 쫓기는 남자의 심리를 담았다. 배우 유리 보리소프의 연기가 압도적이라는 평이다.

바숄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하이브’는 여성들 사이의 연대를 그린 영화다. 전쟁에서 실종된 남편을 둔 주인공 ‘파흐리’가 생존을 위해 같은 처지의 여성들과 함께 소스를 만들어 마트에 납품하려고 노력하지만, 보수적인 마을 사람들은 이를 체제에 반기를 드는 일로 느끼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저항을 담았다.



■관객에게 사랑받은 기대작

조안나 호그 감독의 ‘수베니어: 파트Ⅰ’은 2019년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대상을 받았다. 이어 내놓은 ‘수베니어: 파트Ⅱ’는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소개된 작품이다. BIFF에서 두 편을 모두 상영한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줄리’를 주인공으로 감독이 영화학교를 다닐 때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했다. 1편이 ‘줄리’가 부모에게 거짓으로 돈을 빌리면서까지 미스터리한 남자 ‘앤소니’에게 빠진다는 내용이라면, 2편은 줄리가 앤소니와의 관계를 주제로 영화를 제작하는 힘든 과정을 담았다. 줄리의 어머니로 틸다 스윈튼이 출연한다.

콜롬비아 시몬 메사 소토 감독의 ‘암파로’는 싱글맘 ‘암파로’가 10대 아들의 징병을 알게되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체제에 반항하는 모습을 그렸다. ‘암파로’ 역의 산드라 멜리사 토레스는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엑스트라 관객상을 받은 핀란드 티무 니키 감독의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난치병으로 시력을 잃은 야코가 멀리 떨어져 사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는 모험담이다. 실제로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배우를 캐스팅해 그의 시야를 스크린에 옮겨 관객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푸른 호수’는 선댄스가 사랑하는 한국계 배우 겸 감독 저스틴 전의 작품이다.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받았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주인공이 미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다 잘못을 저질러 추방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저스틴 전과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부부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기대할 만한 월드 프리미어 작품도 있다. 폴란드 레흐 마예브스키 감독의 ‘브리짓 바르도 포에버’는 10대 소년이 폴란드 비밀 경찰을 피해 극장으로 숨어들었다가 스크린 속에 빨려 들어가 우상인 브리짓 바르도 등 스타를 만나는 판타지물이다. 안카 다미안 감독의 ‘더 아일랜드’는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를 현대로 옮겨 재해석한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한 프랑스 영화 ‘배니싱’은 로맨스 스릴러다. 배우 유연석과 예지원,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올가 쿠릴렌코가 출연한다. 한국을 방문한 법의학자가 한국 장기밀매 조직의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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