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도장 건조 ‘8시간 내 완료’ 혁신 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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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엔알텍(주)가 세계 최초로 조선 대형물 도장을 8시간 이내에 건조하는 원적외선 고성능 복사파 건조 설비를 개발했다.

엔알텍은 “선박블록, 철구조물, 크레인 등의 대형 구조물의 도장 작업은 일반적으로 하도, 중도, 상도 3단계 과정을 거치는데 전체 도장이 마르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8시간 이내로 대폭 줄이는 원적외선 고성능 복사파 건조 설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김해 엔알텍, 원적외선 복사파 설비 개발
최대 7일 소요 자연건조 시간 획기적 단축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기술

기존의 도장 건조는 대부분 자연 건조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대기의 온도나 습도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겨울철이었다. 대기 온도가 낮다 보니 건조를 하는 데에만 길게는 7일 이상 소요가 됐다. 자연 건조 기간을 줄이고자 LNG, LPG, 경유 등을 이용해 공기를 가열시켜 페인트를 건조하는 열풍 건조 방법도 사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이틀 넘게 시간이 걸렸다.

엔알텍이 개발한 원적외선 고성능 복사파 건조기술은 대형 건조룸 내부의 온도와는 상관없이 도장품 온도를 최대 90도까지 제어할 수 있어 시간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원적외선을 이용할 경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은 물론 비 오는 날에도 사용이 가능해 어떠한 환경에서든 도장이 마르는 데 8시간이면 충분하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특히 원적외선 고성능 복사파 건조기술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원적외선 건조 기술은 LNG, LPG, 경유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해 에너지 비용, 온실가스, 미세먼지, 환경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열풍 건조 방식 대신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60% 이상의 원가절감은 물론, 80% 이상의 온실가스와 유해대기오염물질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올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친환경 기술이 적용되는 클린팩토리 구축지원사업의 공급기업으로 엔알텍을 선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또 의료용으로 사용 중인 파장영역과 동일한 원적외선을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

이러한 기술력은 실증 설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엔알텍은 김해 본사에 가로 25m, 세로 10m, 높이 10m 규모로 원적외선 고성능 복사파 발생장치를 설치한 실증 설비를 운용 중이다. 그 결과 기존 열풍건조와 대비해 에너지 사용 비용은 87%, 온실가스 발생량은 88% 감소했다.

남경훈 엔알텍 대표는 “원적외선 고성능 복사파 건조기술은 밸브, 탱크, 펌프 등의 일반 기자재에도 적용할 수 있고 자동차, 가전, 산업설비뿐만 아니라 농산물, 식품 건조에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범용성이 크다”며 “현재 화장품의 원료에 사용되고 있는 과일 슬러지 건조, 반도체용 필름 코팅 건조 기초 시험을 마쳤으며 본 시험이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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