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앙겔라 메르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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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티(Mutti·엄마) 리더십’을 선보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독일은 26일(현지시간) 연방하원 총선거를 치른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연방하원이 구성되면 현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한 달 안에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무티 리더십’으로 글로벌 리더 평가
독일 새 총리 선출로 16년 만에 퇴임

메르켈 총리는 2005년 독일 첫 여성·동독 출신 총리가 됐다. 이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 내리 총선에서 승리하며 16년간 재임했다. 이후 2018년 말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동독의 평범한 물리학자였던 메르켈 총리는 1989년 기독민주당에 합류한 동독 정치단체인 민주궐기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통일 후에는 당시 헬무트 콜 독일 총리의 발탁으로 기민당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 1994년 환경부 장관, 기민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2000년에는 첫 여성 기민당 대표로 선출되고 이후 총리 후보로 추대되는 등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렸다.

그는 정치 노선과 관계 없이 모든 사안을 실용적인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절충·타협에 능해 이른바 ‘무티 리더십’의 대표 정치인으로 불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2011년, 2015년 유럽 부채위기, 2015년 유럽 난민위기 등을 나름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또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면서 최전선에서 유럽연합(EU) 붕괴를 막아냈다. 코로나19 위기 때도 EU 내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조달을 성사시키는 등 EU의 통합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이날 ZDF방송에 따르면 자비네 크롭 자유베를린대 정치학과 교수는 메르켈 총리에 대해 “첫 여성·동독 출신 총리로 어려운 시기에 침착하게 정부를 운영해냈고,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면서 “반면 기후정책이나 디지털화 등 큰 미래 과제는 질질 끌고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차기 정부가 이들 사안에 방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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