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운명의 열흘’ 시작됐다… 대선 경선, PK서 사실상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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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7일까지 부울경 경선전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의 판도를 결정할 ‘운명의 열흘’이 시작됐다.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0일간의 부산·울산·경남(PK) 경선전에서 승리하는 주자가 여야의 최종 후보로 선출될 확률이 높다. 이른바 ‘PK 목장의 결투’가 막이 올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이날부터 열흘간 극도의 긴장 속에 경선전을 치르게 된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부울경 현장투표를 실시하고, 국민의힘은 다음 달 8일 4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확정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결에서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다”고 말한다.

민주 권리당원 6만 명 비중 커
이재명 승리하면 결선 없이 직행
이낙연 역전 발판 땐 결선전 치러
국힘 윤석열·홍준표 초접전 양상
윤 ‘전체 후보 지지도’서 앞서고
홍 ‘범보수권 적합도’에선 유리

지난 26일까지 전체의 53%를 득표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부울경 경선마저 승리할 경우 결선 없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낙연 전 대표가 PK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면 민주당 경선이 결선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부울경은 권리당원이 6만여 명으로 서울·수도권과 호남에 이어 네 번째로 비중이 큰 지역인 데다, 전통적으로 PK 경선 결과가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2차 컷오프를 앞둔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PK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후보 지지도’에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적합도’에선 홍 의원이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TBS가 추석 연휴 직후인 24~25일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실시한 결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선 이재명(28.7%)-윤석열(26.6%)-홍준표(23.6%) 후보 순으로 윤 전 총장이 PK에서 홍 의원을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범보수권 적합도’에선 홍 의원(36.3%)이 PK에서 윤 전 총장(27.8%)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여야 유력주자들은 각 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PK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울경에서 대반전을 시도하는 이낙연 전 대표는 27일 부산 전 지역을 샅샅이 누볐다. 그는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와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과 범어사 경선 주지스님을 예방하고 자영업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4일 부산을 방문해 ‘부울경 메가시티’와 부산북항 적기 개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등 부산 발전 공약을 제시했고, 기본소득국민운동 부산본부 등 이 지사 지지모임은 28일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지역균형발전과 부산 발전 전략에 관한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지사는 김두관 의원의 지지선언에 고무돼 있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지지선언을 한다고 해서 모든 지지자들이 다 따라가는 그런 시대는 아니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에선 윤 전 총장보다 홍 의원이 PK 공략에 더 적극적이다. 홍 의원은 특히 ‘민심’에선 윤 전 총장보다 앞서지만 ‘당심’에선 다소 열세라고 판단하고 부울경 당원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할 예정이다. 그는 3일 부산시당에서 ‘jp 부산희망본부’ 임명장 수여식을 가진 뒤 부산진갑·연제·금정·북강서을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부평동 깡통시장 상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4일과 7일엔 각각 경남과 울산지역 당원들을 만난다.

추석 연후 직전 창원·마산·진주·창녕 등 경남지역을 순회한 윤석열 전 총장도 조만간 부산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 측은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PK 지지세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경선 4위로 최종 본경선 진출을 노리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지난 25일 울산을 방문한 데 이어 29~30일 이틀간 부산을 찾아 청년과 대학생 등 2030세대를 집중 접촉할 계획이다.

권기택·이승훈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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