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경쟁 내몰린 현대 사회 축소판” 전 세계가 ‘몰입’
오징어 게임 신드롬 요인과 논란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이 27일 기준 넷플릭스 전체 작품 1위에 올라 전 세계 시청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흥행으로 K-콘텐츠 저변을 확대하고 잠재력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잇따르지만, 빛나는 성적 뒤에 깔린 그림자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달고나 뽑기·딱지치기…
유년시절 놀이를 스릴러화
‘서바이벌 형식’ 흥미 더해
SNS, 패러디·소품 인증 열풍
실제 전화번호 노출 등 잡음도
■전 세계 휩쓴 ‘오징어 게임’ 신드롬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23일부터 27일까지 넷플릭스 ‘오늘의 톱 10’ 전체 1위에 올라있다. 한국 시리즈 최초 기록이다.
이 드라마는 상금 456억 원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 승자가 되기 위해 극한 게임에 도전한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 주요 장소를 알록달록한 동화적인 색채로 꾸민 데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딱지치기’ 등 유년 시절 즐겼던 놀이를 사건 재료로 활용해 누구나 쉽게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스릴러적인 게임 진행 방식을 입혀 흥미 요소를 끌어올렸다.
‘오징어 게임’ 속 세상은 자본주의 계급과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 축소판이다. 단순한 놀이 이면에 극한 경쟁으로 내몰린 현대 사회 병폐를 담았다. 감독은 ‘평등’과 ‘자유’를 외치는 게임 진행자들조차 일꾼(동그라미), 병정(삼각형), 관리자(네모)로 나뉜 철저한 계급 사회에 사는 모습을 비추며 사회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모순된 구조를 풍자한다. 또 노인과 여성·외국인 노동자와 어린아이 등 사회적 약자가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을 담아 영화 ‘기생충’(2019)과 같이 현대 사회 민낯을 그린 점도 눈에 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서바이벌 장르가 가진 자극성을 살리면서 이 작품에 담긴 자본 중심 사회에 대한 냉소와 비판이 국내외 시청자들에게도 공감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덕분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은 갈수록 거세게 불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국내외 시청자가 올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패러디 영상과 달고나 모양 뽑기, 양은 도시락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화번호 사용·표절 논란 등 구설도
화려한 성적과 인기만큼 구설도 잇따르고 있다. 극 중 오징어 게임 참가자 초대장에 일반인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과 관련, 일각에서는 제작사가 ‘스크린 노출용 전화번호’를 지원하는 영화진흥위원회에 번호 사용을 신청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진위 관계자는 “영화산업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노출용 전화번호 서비스 대상 확대 논의를 이전부터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표절 논란도 따라붙었다. ‘게임에서 지면 죽는다’는 설정은 일본 만화 원작의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2014)’, 인생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주최자 불명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는 줄거리는 ‘도박 묵시록 카이지(2009)’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묘사도 문제다. 극 중 외국인 노동자와 노인, 여성과 탈북자에 대한 묘사가 시대착오적이란 비판도 나오면서다. 다만 정 평론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모아 놓은 곳에서 폭력적인 상황들이 벌어진다”며 “이 역시 현대 사회에 만연한 부분을 폭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유정·조영미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