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전환’ 이재명 “천방지축 뛰다 자기 구덩이에 빠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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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서울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 환수 법제화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을 ‘몸통’으로 지목한 야당과 언론 등을 맹비난하며 대대적인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원 퇴직금’으로 사태 기류가 바뀐 데다, 호남 경선 승리 등으로 대세론이 재확인되면서 정면돌파에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대장동 의혹’ 관련 국힘 맹비난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계기
대세론까지 등에 업고 공세로
야, 특검 도입 촉구하며 여론전

이 지사는 28일 서울에서 열린 지지 의원 모임 ‘성장과 공정 포럼’ 토론회 축사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힘이 토건세력 그 자체, 토건세력과 유착한 부정부패 세력”이라며 “앞뒤 모르고 천방지축 뛰고 있는데, 본인들이 파 놓은 구덩이에 곧 빠질 것”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앞서 그는 이날 오전 화천대유에서 고문 활동을 한 권순일 전 대법관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상고심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주도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초보 상식도 결여된 기사”라며 “(언론에 대한)징벌 배상이 이래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 측은 또 28~29일 이틀에 걸쳐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조적 문제와 새로운 개발이익환수 방향을 논의한다. 민간업자의 폭리를 방지하는 ‘제도 개선’ 드라이브로 의혹 돌파에 나서는 동시에 대장동 사업이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부딪혀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곽 의원 아들 문제를 고리로 대야 공세를 강화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씨에게 총 50억 원을 준 화천대유의 회계 감사보고서에는 이런 지출 사실이 누락돼 있다. 회계 누락은 부정이며 성과에 대한 계약 없이 멋대로 지급하면 배임죄”라며 “이것은 (당시)민정수석이었던 아버지에게 준 뇌물로 보는 게 국민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특검 찬성론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여론전을 이어갔지만, 곽 의원 문제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동력은 현격히 떨어진 모양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당 긴급현안보고에서 이 지사를 향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도리어 남 탓을 하고 최대 치적이라 홍보하는 뻔뻔한 DNA는 어디서 왔느냐”며 특검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 지사 측에서 특검 반대 이유로 ‘야당 의사가 반영돼 국민의힘 범죄 의혹이 은폐될 수 있고, 수사가 지연돼 진상 규명이 더 늦어진다’고 하는 데 대해 “지금까지 실시한 12번의 특검은 모두 당시 야당이 제안했고, 그중 5번은 민주당이 제안한 것”이라며 “그동안 야당 의사가 반영돼 의혹이 은폐됐던 특검이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특검법은 준비 기일 20일, 수사 기간 70일, 연장 수사 30일 등 총 120일로 명확히 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강한 사퇴 압박에도 곽 의원이 이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당을 향한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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