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가도 맥 못 추는 PK 정치권… 부울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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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에 도전해 중도 하차했거나 각 당내 경선 레이스에 계속 참가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 출신 정치인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최재형 전 감사원장·하태경 의원. 부산일보DB·연합뉴스

“어쩌다 PK 정치권의 위상이 이렇게 추락했나.”

여야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이 대권 가도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부울경의 미래’가 걸린 20대 대선이 16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요 무대에서 PK 정치권의 존재감을 찾기 어렵다. 차기 정권에서 부울경의 현저한 위상 저하와 주요 현안 추진의 차질이 우려된다.

김두관·김태호, 대권 중도 하차
하태경·최재형은 본경선 불투명
장제원·안병길, 윤 캠프 보직 사퇴
전재수, 이재명 캠프 뒤늦게 합류

차기 정권서 현안 차질 등 우려

민주화 이후 실시된 역대 대선에선 언제나 PK가 중심이었다.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등 대선 후보는 물론 대선판을 주도한 ‘킹 메이커’ 역시 PK 몫이었다. 부울경이 인구도 많고 결속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리더십과 정치력이 뛰어난 거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력 주자들 사이에선 “PK를 잡아야 대권을 거머쥔다”는 주장이 ‘대권의 정석’처럼 굳어져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우선 부울경이 20대 대선의 주도세력이 아니다. 김두관 김태호 장기표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가나다순) 등 6명의 부울경 출신들이 대선판에 뛰어들었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당내 1위 자리를 다투는 홍준표 의원을 제외하곤 대부분 중도 낙마하거나 1차전에서 탈락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더불어민주당)·김태호(국민의힘) 의원은 중앙 무대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고, 장기표(국민의힘) 후보는 컷오프됐다.

하태경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4명으로 압축하는 국민의힘 본경선 진출이 불투명하다. 두 주자는 MBC·코리아리서치가 지난 25~26일 실시한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1%가 안 되는 저조한 지지율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비록 국민의힘이 ‘당원 30%+일반 70%’로 3차전 진출자를 뽑지만 일반 여론조사 지지율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나마 이 조사에서 경남 창녕 출신으로 경남지사를 두 번 지낸 홍준표(35.3%) 의원이 윤석열(25.2%) 전 총장을 제치고 ‘국민의힘 적합도’ 1위를 차지해 부울경 정치권의 체면을 살리고 있다.

여야 PK 정치인들의 역할도 극히 미미하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호 의원은 자신이 지지했던 이광재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가 후보직에서 물러난 뒤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 최인호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종합상황본부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지만 이 전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주류인 전재수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 뒤늦게 합류해 부울경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이재명계 핵심은 아니다. 이 지사를 돕고 있는 대부분의 PK 원외 인사들도 ‘측근 그룹’으로 보긴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의 사정도 비슷하다. 윤석열 전 총장 최측근이었던 장제원 의원은 아들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캠프 요직인 종합상황실장에서 결국 물러났다. 또 다른 측근이었던 안병길 의원은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자 캠프 홍보본부장에서 사퇴했다. 현재 정점식 윤한홍 김희곤 서일준 의원 등이 윤 전 총장 캠프에 가담해 있지만 큰 힘을 못 쓰고 있다.

박대출 조해진 김미애 의원 등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도왔던 PK 정치인들은 최 전 원장의 가덕신공항 원점 재검토라는 ‘돌출행동’에 멘붕 상태에 빠져 있다. 이채익 박성민 강민국 정동만 황보승희 의원 등 적잖은 PK 의원들이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돕고 있지만 원 전 지사는 4위 진출마저 불투명하다.

요즘 지지도 상승세에 있는 홍준표 의원 캠프에는 조경태(선대위원장) 하영제(비서실장) 의원 등 PK 현역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부울경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와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부울경 메가시티 등 PK 미래와 직결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차기 정권에서 대부분 사업의 운명이 최종 결정된다. 그만큼 PK 정치권의 위상 강화가 중요하고, 대선가도에서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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