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타 왔다” 부글부글… ‘자녀 특혜 논란’에 들끓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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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원 퇴직금 수령’ ‘시행사 잔여 세대 특혜 분양’ 등 최근 불거진 정치권 인사 자녀들 논란에 청년층의 분노가 극에 달한 모습이다. 여야는 이번 여파가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발단은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특혜 의혹에 휩싸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6년을 일하고 무려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논란이 되자 곽 의원 아들이 입장문을 통해 ‘정당한 대가’라는 취지로 “나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게임 속 ‘말’일 뿐”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2030세대는 분노를 표출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패러디가 잇따라 등장했다. 직장인 곽 모(30) 씨는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달 월급을 꼬박꼬박 모으고 있는 내 자신이 바보 같았다. 흔히 말하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며 “일반 회사원은 상상도 못할 퇴직금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 수령
박영수 딸 화천대유 아파트 분양
무면허 사고 장제원 아들 불구속

여기다 기름을 붓는 또 다른 의혹도 불거졌다.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6월 화천대유 소유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추가적으로 밝혀지면서다. 박 전 특검 측은 미분양 상태였던 회사 보유 물량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분양받았다” “공개된 절차에 따라 누구나 청약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입주가 시작된 뒤 시세가 분양가의 두 배 이상으로 형성된 시점에 기존 분양가(7억 원)대로 아파트를 받은 건 명백한 특혜라는 비판이 나왔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아들 용준 씨가 집행유예 기간 무면허 음주사고를 내고 경찰관을 폭행한 사실도 청년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용준 씨가 ‘불구속 수사’를 받으면서다. 청년층에선 “일반적인 범죄자면 과연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장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서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2030세대의 ‘역린’을 건드리는 사건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정치권은 이들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먼저 국민의힘은 논란 차단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들이 50억 퇴직금을 받아 논란을 빚자 탈당한 곽 의원에 대해 “우리 당 출신이라 하더라도 거취 문제에 있어서는 굉장히 엄격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곽 의원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다고 보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곽 의원이 의원직 사퇴 판단을 안 한다고 한다면 국회 윤리위 절차 아니면 제명 등의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7 부산·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청년층에 외면받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을 기회 삼아 역전을 노리는 모습이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28일 “(곽 의원 아들)곽 대리의 50억 퇴직금은 민정수석 아버지에게 준 뇌물로 보는 게 국민 상식”이라며 “좌절하는 청년세대에게 공정, 정의를 말할수 있느냐”고 직격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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