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고객 신용카드 무단복제, SNS로 판 배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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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복제 신용카드를 금은방에서 사용하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의 신용카드를 무단복제해 판매한 배달기사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로부터 불법 복제 신용카드를 구매한 이들은 현금화가 쉬운 귀금속과 그래픽 카드 등을 주로 산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결제를 위해 건네 받은 고객 카드를 복제한 A 군 등 5명과 불법 복제 신용카드를 구매해 귀금속 등을 구입한 B 씨 등 3명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복제기로 카드 12장 불법 복제
장당 50만 원에 사고판 일당 적발
현금화 쉬운 귀금속 쇼핑에 악용
피해자는 도용 사실 눈치 못 채
배달기사 5명 구매자 3명 입건


A 군 일당 5명은 지난 6월부터 동래구과 금정구 일대에서 배달 앱으로 음식을 시킨 고객 12명의 신용카드를 복제해 장 당 50만 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B 씨 등 3명은 복제된 신용 카드를 구매해 금은방과 컴퓨터 부품매장 등에서 1743만 원 상당을 결제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10대인 A 군은 평소 알던 배달기사 4명과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일명 ‘스키머’로 불리는 신용카드 복제기를 구입해 위조 신용 카드를 만들어 팔았다.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고객의 주거지로 배달을 간 뒤 고객이 신용카드를 건네면, 결제하는 척하며 스키머에 신용카드를 긁어 카드 정보를 복사했고 이후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진짜 단말기를 꺼내 다시 결제하는 게 이들의 주된 수법이었다.

이후 A 군 일당은 텔레그램 등 SNS 메신저를 통해 위조된 카드를 판매했다.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다크웹’을 통해 위조카드 구매자를 모집한 뒤 SNS 메신저로 연락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A 군 일당으로부터 불법 복제 카드를 구매한 B 씨 등은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금은방, 컴퓨터 부품매장 등을 돌아다니며 현금화하기 쉬운 귀금속과 고가의 그래픽 카드 등을 구매했다. 이들은 이렇게 현금화한 돈을 유흥업소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신용카드가 복제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결제 문자 메시지를 받은 이후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한 피해자는 부산의 한 금은방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45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이 결제됐다는 사실을 알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매장 CCTV를 분석하는 등의 수사를 벌여 이달 중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불법 복제카드를 구매한 구매자가 아직 남아 있고, 최근 배달앱 사용 증가 추세에 맞춰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 같은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배달앱 이용 시 가급적 온라인 결제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장 결제 때에는 복제가 어려운 IC카드 결제 방식을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동래경찰서 김정석 수사과장은 “코로나19 이후 배달 앱 사용 증가로 범죄 위험성이 커졌다”며 “가급적 온라인으로 결제하고 부득이하게 대면으로 결제할 경우 긁는 방식이 아닌 밀어 넣는 방식의 IC카드 결제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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