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내 성희롱·성폭력 2차 가해자 징계 지침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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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A 구청 직원 B 씨는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겪고 구청에 진정을 접수했다. 가해자 2명은 성희롱,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았지만, B 씨는 조사 도중 신분이 업무 시스템에 노출되거나 1년 가까이 복직을 하지 못해 2차 피해(부산일보 6월 10일 자 1면)를 겪었다. A 구청은 2차 가해에 대해 부산시 성희롱성폭력근절추진단의 지적을 받았지만, 2차 가해를 한 이들에 대한 징계는 내릴 수 없었다. 2차 가해를 규정한 지침도 없었을 뿐더러 2차 가해자를 징계할 근거도 없었기 때문이다.

금정·수영구 예방지침 곧 개정
다른 기초 지자체도 대책 모색

앞으로 A 구청과 같은 사례는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시 16개 기초지자체가 2차 피해 내용을 포괄하도록 각 구청의 성희롱·성폭력 지침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금정구청과 수영구청은 “2차 피해 예방 및 처리를 위해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을 개정한다”고 28일 밝혔다. 금정구는 오는 12월, 수영구는 다음 달 중으로 지침을 개정한다. 다른 기초지자체도 2차 피해 내용을 담은 지침 개정안을 작성하고 있거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금정구청은 ‘성희롱·성폭력 사건 관리자 책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각 부서의 과장급 직원을 성희롱·성폭력 사건 관리자로 지정한 것.

이들 관리자는 부서 내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피해자 피해회복 및 불이익을 막도록 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금정구 가족정책과는 “대부분 관리자가 5급 이상으로, 오는 10월 중으로 5급 이상 관리자에 대한 폭력예방 교육이 예정되어 있다”며 전문성 제고 계획을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A 구청 사건처럼 조직 내 성 비위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하거나 본인 의사에 반하는 조치가 이루어졌을 때는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본다. 피해자가 2차 피해에 대한 조사를 신청하면, 고충상담원은 2차 피해 조사위원회를 꾸릴 수 있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올해 1월과 7월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 표준안’과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사건 처리 매뉴얼’에 2차 피해 내용을 추가했고, 지난달 27일 공무원 징계 양정에는 2차 가해자에 대한 징계 수준이 규정됐다. 개정 공무원 징계 양정은2차 피해를 입힌 경우 최소 견책에서 파면까지 징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타 지자체도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부산진구청은 지난 7월 16개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조직 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특별휴가제도를 실시했다. 동구청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통해 지침 개정안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자문 받은 다음 개정할 계획이다. 동구청 행복가정과 관계자는 “이번에는 전문 기관의 자문을 받아서 면밀히 살핀 후 개정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자문을 받고 나서 개정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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