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무해” 공개실측 결과 나왔지만 장산 주민 수긍 못 시킨 공군 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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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28일 해운대구의회와 주민 등을 상대로 충청권 그린파인 레이더 전자파 측정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해운대구청 제공

부산 해운대구 장산에 배치하려는 공군 군사용 레이더의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인 것으로 측정됐다. 하지만 공개 실측에도 지역 내 반발은 여전해 실제 장산에 레이더가 배치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충청권 레이더로 전자파 검증
주민 “배치 정당화하기엔 무리”

28일 해운대구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공군은 충청권 ‘그린파인 레이더’로 공개 실측을 진행했다. 해운대구의회 의원, 해운대구청 직원, 주민 대표 등 30여 명이 현장에서 전자파 측정 등을 참관했다. 공군은 장산 정상 인근에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 레이더를 배치하려 했지만, 각계 우려가 커지자 이날 충청권 레이더로 유해성 여부 검증에 나섰다.

레이더 전자파를 실측한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치가 나왔다. 해운대구의회 이명원 의장은 “전자파 노출 지수가 최소 0.003에서 0.008인 것으로 측정됐다”며 “노출 지수 1을 넘어야 인체에 위험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레이더 후방 30m와 전방 1000m까지 총 5곳에서 전자파를 측정했다”며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와 부산전파관리소 직원이 측정한 결과도 유사했다”고 말했다.

공개 실측에서 전자파 노출 지수는 낮게 나왔지만, 장산마을 주민 등은 레이더 배치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반발했다. 장산마을 손웅희 간사는 “주민 요청에도 공군은 실측 당시 레이더 출력값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비행기나 목표물을 추적하는 ‘탐색 감지’ 모드로 전자파를 측정하자는 제안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산에 배치하려는 레이더는 최신 기종으로 알려져 직접적인 비교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산 원각사 등 종교계에서도 레이더 설치를 반대하는 상태다. 원각사 관계자는 “장산은 생태 환경 보호가 필요한 지역으로 레이더를 배치하려면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장산 정상을 개방하면 레이더가 다 보일 텐데 주민설명회 등을 통한 논의도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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