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쫓으려… 서면 영광도서 앞 ‘벤치 제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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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지자체가 노숙과 음주·고성방가로 민원이 쏟아지는 부산 서면 영광도서 일대 ‘서면문화로’ 노숙자에 대한 합동 단속을 시작한다. 도시철도 1·2호선 서면역 입구와 맞닿아 유동 인구가 많은 벤치에 노숙자들이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술을 마시는 등 노숙자가 시민 안전과 코로나19 방역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청은 고질적인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대 벤치를 뽑아내고 화단을 조성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음주·방역 무시 등 안전 위협
구청, 경찰·한전 등과 합동단속
벤치 자리에 화단 조성 방안도

29일 부산진구청은 “시민 발길이 잦은 영광도서 인근 서면문화로에 노숙자가 몰리면서 경찰과 구청 합동 단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청은 경찰 측 협조를 통해 내달 초부터 서면문화로 일대 △노숙자 음주 △고성방가 △방역수칙 위반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집중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구청은 특히 노숙자들이 몰리는 도시철도 서면역 9번 출구 앞 벤치를 화단으로 조성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이 장소는 원형 벤치가 가로수에 둘러싸인 데다 한전 배전함이 바로 옆에 설치돼 시야를 가려 노숙자들이 주로 모이는 공간이다. 구청은 한전 측과도 논의해 해당 배전함을 지하로 매설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서면문화로는 도시철도 입구와 연결되어 있고, 일대에 시장을 비롯해 식당들이 밀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로 꼽힌다. 하지만 노숙자가 거리 곳곳에서 술을 마시고 시민을 상대로 행패를 부리기도 해 보행자와 인근 상인들은 불안감을 토로한다. 노숙자로 인한 잦은 시민 민원과 112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빈번하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께 찾은 서면문화로 일대 벤치에도 노인 6명이 모여앉아 술을 나눠마시고 있었다. 주변에 보행자가 지나다니는 데도 흡연을 하고 침을 뱉기도 했다. 시민 임영준(42) 씨는 “지하철역 입구 앞 벤치부터 노숙인들이 자리 잡고 드러누워 술을 마시고 있어 일부러 길을 돌아다니기도 한다”며 “노숙과 길거리 음주로 서면문화로에 걸맞지 않은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구청은 우선 경찰, 한전 측과 논의해 서면문화로 기초 질서 확립을 위한 대책부터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진구청 박성주 가로정비계장은 “경찰에 합동단속 협조를 요청하고 한전에 시야를 가리는 배전함 이전을 요구하는 등 기관과 논의를 거쳐 계획을 수립하고 함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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