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직격탄 맞은 중국 외국 기업 엑소더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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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석탄 부족 등으로 최악의 전력난을 겪으면서 이로 인한 충격파가 세계 곳곳에 미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인테르 라오’는 이날 “중국이 전날 자국으로 수출하는 전력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전력 공급을 늘릴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등 타격
영국 ‘기름 대란’도 6일째 지속

중국은 자국 내 산업시설 가동이 대거 중단되는 등 심각한 전력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탄 공급난으로 인한 화력발전소 가동률 저하, 중국 정부의 탄소 배출 억제 정책 추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과 호주 간 갈등에 따른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과 세계적인 화력 발전용 석탄 가격 급등이 전력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한다.

이 같은 전력난으로 중국 내 반도체 공장까지 가동이 중단되면서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는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등 3곳에 전력난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CNBC는 “중국의 전력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일부 외국 기업이 다른 국가로 투자처를 옮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전력난과 코로나19 재확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디폴트 위기 등으로 경기가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49.6으로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전력난이 길어지면서 중국 주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동북 3성 랴오닝성 선양에서는 정전으로 도로 신호등까지 꺼졌다. 또 이 지역 한 공장에서는 정전으로 환풍기가 가동 중단되면서 노동자 23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 난방 시즌까지 다가오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주유 대란’이 6일째 이어지는 등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 수급 불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원자재 가격 변동, 에너지 수급 동향 등을 긴급히 살피며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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