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유권해석, ‘과장 전결’ 3시간 만에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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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걸림돌이 될 관계법 적용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과장 전결’로 단 3시간 만에 끝낸 것으로 드러나 ‘졸속’,‘짜 맞추기’ 논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경남 거제)이 기재부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공문과 수발신 내용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하루 전인 2019년 1월 30일 오후 2시 50분 기재부에 국가계약법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핵심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55.7%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주식과 맞바꿀 때 국가계약법 적용을 받는지였다.


산업은행, 매각발표 하루 전에
수의계약 가능 여부 해석 의뢰
기재부 기다렸다는 듯 초고속 회신
졸속·짜맞추기 매각 논란 가열


산업은행은 공문에서 “현물출자가 금융기관 고유 업무인 투자업무에 해당되는 경우 국가계약법 적용대상이 되지 않으나 본건 현물출자를 보유주식 처분행위인 매각계약으로 볼 경우 적용 대상이 된다”며 “명확한 서면 유권해석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산업은행은 공적자금을 관리하는 국책은행이다. 때문에 보유자산을 매각할 때는 국가계약법과 국유재산법을 준용한 내규와 ‘계약세칙’을 적용해 그동안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공개 경쟁입찰을 붙였다. 그런데 유독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선 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고집했다.

이에 기재부는 기다렸다는 듯 “주식을 다른 회사에 양도하고 해당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국가계약법 준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맞춤형 유권해석을 내놨다. 특히 기재부는 30일 오후 3시 7분 산업은행 의뢰 공문을 접수해 당일 오후 6시 41분 ‘과장 전결’로 회신 공문을 발송했다.

국가 기간산업의 재편이 걸린 중요 사안 검토를 단 3시간여 만에 끝내고 업무시간을 지나 회신까지 마친 셈이다. 중앙부처의 통상적인 법령해석 사무 처리 기간은 14일이다. 이번 매각을 두고 졸속,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일준 의원은 “당시 산업은행은 답변 유도성 질의를 공문에 포함했고, 기재부는 ‘그렇다면 국가계약법 준용 대상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답했다”면서 “물경 수조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자칫하면 국고 손실 우려마저 있는 사안을 짜 맞추기식 해석으로 근거를 만들어 추진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법률 전문가들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이전을 ‘매각’이 아닌 ‘투자’라고 판단한 기재부의 유권해석에 의문을 표했다. 실질적인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을 산업은행의 단순 투자로 보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이런 문재인 정부의 만행을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이후 노동계와 산업계 그리고 지역사회는 인수 합병에 따른 대량 실업과 연관 산업 생태계 붕괴, 지역 경제 위기 우려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매각을 밀어붙였고 현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결합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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