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르네상스는 동양과 서양의 공유된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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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르네상스/리사 자딘·제리 브로턴

는 르네상스가 유럽에서 독자적이고 고유하게 발생했다는 유럽 중심의 르네상스 관을 깬다. 르네상스는 동양과 서양의 공유된 업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동양은 오늘날 터키 일대의 오스만 제국이다. 이때 오스만 제국에는 위대한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있었다. 그는 1453년 이스탄불을 함락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베네치아 화가 젠틸레 벨리니가 1479년에 그린 ‘메흐메트 2세의 초상’이 있다. 그리스도교 세계인 베네치아에서 오스만 무슬림 제국에 화가를 파견했던 것이다. 이는 놀라운 사실이라고 한다. 벨리니 초상화의 주인공이 메흐메트 2세로 밝혀진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이전에는 ‘어느 동양인을 그린 그림’ 혹은 다른 화가가 벨리니를 모방한 그림 정도로만 얘기됐다. 그런데 이제 세부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동서양이 함께 만든 르네상스의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는 거다.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484년께 카이트바이에게 보낸 편지가 있다고 한다. 지진 폭풍을 헤치고 터키 해안을 탐사한 결과물을 보고하는 내용이다. 이전엔 이 편지를 허구로 봤다. 그런데 다빈치가 편지를 보낸 카이트바이는 시리아 이집트 일대를 통치하던 맘루크 왕국의 술탄 ‘카이트베이’라는 거다. 르네상스 거장 다빈치가 동서 교류 속에서 술탄 왕국의 임무를 수행했다는 거다. 코스탄초 다 페라라 등등이 예술 교환 프로그램에 따라 동양으로 파견됐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소통 속에서 르네상스가 서서히 여물었다는 거다. 하늘 아래 저 혼자 탄생하는 것은 없다. 리사 자딘·제리 브로턴 지음/임병철 옮김/도서출판길/314쪽/2만 8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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