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어디로 튈지 모른다… 대선 정국 최대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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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복마전 양상인 ‘대장동 의혹’이 대선 정국의 향배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 파일이 등장하면서 이번 의혹이 대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당초 이재명 경기지사에서 출발했다가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원 퇴직금’ 이후 국민의힘으로 넘어온 불똥이 이젠 어느 쪽으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민간 개발업자의 천문학적인 폭리, 여기에 정관계, 법조계, 언론계 인사들이 다수 얽힌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비등한 상황에서 특정 대선 주자의 연루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현재의 대선 구도는 일거에 흔들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곽 의원 아들 퇴직금, 원유철 전 의원의 고문료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까지 야권 인사들이 연루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점을 부각하며 이 지사에 대한 차단막을 쳤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30일 윤 전 총장의 부친이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누나에게 매각한 연희동 집을 찾아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정영학 회계사 ‘녹취 파일’ 등장
천문학적 폭리에 국민들 공분
정관계·법조계 인사 다수 ‘연루’
대선 구도 한순간에 흔들릴 수도

윤호중 원내대표는 “머지않아 퍼즐 조각이 모여 전체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게이트가 윤석열 후보의 진실을 그대로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검찰이 전날 이 지사의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고, 여기에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 파일에 유 전 직무대행의 금품 수수 정황이 담겨 있다는 보도 등이 잇따르자 내부적으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 측도 유 전 직무대행 의혹과 관련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이 지사도 관리자로서의 기본적 책임에는 동의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고발사주’ 의혹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궁지에 몰린 윤석열 후보를 구하기 위해 이재명을 공격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라며 역공을 가했다.

국민의힘은 녹취 파일 등장에 “대장동 사건이 뇌물과 특혜가 판을 친 ‘비리게이트’였다는 증거가 드러났다”며 특검 관철을 위한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대선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사람이 범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또 ‘50억 클럽’ 등 화천대유의 여권 인사 로비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 대표가 직접 사설 정보지 내용이라며 화천대유의 ‘50억 원 약속 클럽’에 곽 의원 아들뿐만 아니라 이 지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를 포함해 4명의 이름이 들어있었다고 불을 지폈다. 그러나 국민의힘 역시 탈당한 곽 의원의 아들 퇴직금 문제에 대한 여론 시선이 여전히 싸늘한 데다, 윤 전 총장 부친의 주택 매각 건에 대해서도 ‘우연의 일치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대장동 의혹을 밝힐 ‘스모킹 건’으로 떠오른 정 회계사의 해당 녹취파일에는 정 회계사가 김만배 씨, 유 전 직무대리 등과 대화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들이 배당금 4040억 원과 아파트 분양수익을 어떻게 분배할지 논의한 내용과 10억 원대의 자금을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에게 여러 차례 나눠서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배후의 실소유주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 로비 정황과 함께 정·관계 인사와 법조계 인사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는 설도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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