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돌연 정계 은퇴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돌연 철회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다바오시 시장인 자신의 딸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임을 시사했다.
3일 외신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전날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두테르테는 “대다수의 필리핀인들은 내가 자격이 없으며 헌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내년 5월 정·부통령 선거에 집권당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내년 부통령 선거 출마 철회
‘헌법 위반’이라는 여론 수용
자신의 딸, 대선 출마 시사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가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두테르테의 내년도 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야당 등 반대세력 일각에서는 두테르테가 내년 선거에서 부통령에 당선된 뒤 후임 대통령으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부통령 출마는 그가 대통령 취임 직후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 등 반인륜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처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두테르테는 자신이 부통령 선거 출마를 접는 대신, 자신의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임을 시사했다.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딸이 대통령이 되면 시장직에 이어 대통령직 역시 부녀가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사라 시장은 필리핀 3대 도시인 다바오시 시장직에 재출마하겠다며 전날 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인 오는 8일까지 시장 철마를 철회할 수 있다. 박태우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