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오늘 일본 총리 취임 정국 안정 무게 둔 내각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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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의 당사자인 기시다 후미오(사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4일 일본 총리로 취임한다.

이날 오후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실시되는 총재 지명선거에서 기시다는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지지를 받아 스가 요시히데에 이은 제100대 총리로 선출된다.

아베 측근·스가 체제 인물 중용
외교·안보 정책 큰 변화 없을 듯
내각·당 요직 극우 정치인 포진
공명당과 연립정권 구성도 합의

3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기시 노부오 방위상을 유임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측근이나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서 활동한 이들을 계속 중용하면서 당장에 외교·안보 정책에 큰 변화 없이 안정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의 컨트롤 타워에 해당하는 총리관저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상이, 재무상에는 스즈키 순이치 전 환경상이 각각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내각 명단은 총리 선출 직후 발표될 전망이다.

내각과 자민당 요직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측근이 차지하면서 기시다 정권은 독자 색이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출범한다. 연임이 유력한 기시는 아베의 친동생이며, 아베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도 기시다 내각의 각료 신분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달 1일 단행한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는 아베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가 당 2인자인 간사장에 임명됐다. 아베가 총재 선거 때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다카이치 사나에는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됐다. 아베의 친구인 아소 다로 재무상 겸 부총리 자리는 자민당 부총재 자리를 확보했다.

총재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해 결과적으로 기시다의 당선에 기여한 아베와 측근인 아소, 아마리 등 이른바 ‘3A’의 영향력이 기시다 정권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지만 당과 내각의 주요 자리는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 맡게 됐다.

다카이치는 2선 의원 시절부터 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기술을 문제로 삼아 온 아베의 동지이며, 하기우다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우익 강경파 인사다.

관방장관으로 유력한 마쓰노는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 광고를 미국 지역지에 싣는 등 역사 왜곡에 동참했다.

이와 함께 전 정권에서 비위 의혹에 연루됐던 이들이 다시 기용되면서 기시다가 앞선 정권의 비리를 척결할 의지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시다는 이달 14일 국회를 해산하고 이에 따라 내달 7일 또는 14일에 총선이 실시될 전망이다.

한편 기시다와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만나 연립정권 구성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문서에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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