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내일 출범… 대출 난민 피난처 될까
이달 5일 출범 예정인 세 번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에 은행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 2% 은행권 최대 예금금리와 연 2% 후반 최소 대출금리 등 출범 전부터 파격적인 금리 상품 출시를 밝혀 같은 인터넷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들까지 긴장하는 모양새다.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더욱 거세지면서 대출 금리 상승, 대출 한도 제한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대 한도 2억 7000만 원에 달하는 신용대출을 예고하면서 ‘대출 난민’들의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시입출금통장 금리 연 2.0%
신용대출 한도 최대 2억 7000만원
대출금리 최소 연 2.76% ‘파격적’
은행권 대출 조이기 ‘반사효과’ 기대
대출 규모 늘리려면 자본 확충 불가피
■예금도 대출도 파격 금리로 스타트
토스뱅크는 오는 5일부터 토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예금·대출 등의 은행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출범에 앞서 토스 앱과 토스뱅크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입출금식통장,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비상금대출 등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토스뱅크가 공개한 금융상품의 혜택은 파격적이다. 우선 은행권에서는 통상 0% 초반대에 불과한 수시입출금통장 예금금리를 연 2.0%로 책정해 예비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입 기간이나 예치 금액 등 아무런 제한 없이 연 2% 이자를 지급한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1.40~1.50%, 적금 금리도 연 2%에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수시입출금통장의 금리가 조건 없는 연 2%라는 것은 은행권에서 최초라 할 정도로 높은 금리다.
대출 상품 역시 눈에 띈다. 지난달 말 토스뱅크가 공개한 신용대출 상품의 대출 한도는 최대 2억 7000만 원, 금리는 연 2.76~15%다. 대출 최대 한도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금리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07~3.62% 수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95%, 케이뱅크는 연 4.27%로 집계됐다.
이러한 파격 상품들의 잇단 예고 덕분에 토스뱅크 출범 전 모집한 수시입출금통장 사전 예약자가 무려 93만 명에 달했다.
■은행권 대출 조으기에 토스行 전망
예금과 대출 모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업계가 더욱 주목하는 것은 대출상품 쪽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였고, 마이너스통장도 일제히 5000만 원까지 제한했다.
거기에 더해 토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1일부터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는 시중은행(연 최대 5~6%)보다 약간 높은 편으로, 아직 목표치를 넘기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랐고, 연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율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기존 은행권의 대출 벽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를 넘지 못한 대출 수요가 토스뱅크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낮은 대출금리와 넉넉한 대출 한도도 토스뱅크로 대출 수요가 몰리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게다가 토스뱅크의 경우 출범 첫 해인 만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증자 등 향후 자본 확충 여부가 관건
다만 토스뱅크가 보유한 자본금을 고려하면 대출을 늘리는 덴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토스뱅크의 자본금은 2500억 원이다. BIS(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 규제(8.5%)를 감안하면 최대 대출 규모는 자본금의 12배를 조금 웃도는 3조 원 정도다. 올초부터 지난 8월말까지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4조 20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때문에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선 증자 등 자본 확충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국에 약속한 중신용대출 비중 목표치(34.9%)도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실가능성이 높은 중신용대출 공급 비중을 높게 유지해야하는 만큼 고신용자 대출을 무턱대고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고신용자 신용대출 상품과 중신용대출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신용대출 상품으로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대출 최대 한도가 2억 7000만 원으로 내걸었지만, 실제로 고신용자에게 시중은행 대비 많은 한도를 내주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올해 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34.9%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무한정 신용대출을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와 대출 한도 등 조건은 출범일에 명확히 공개될 것”이라며 “더 많은 고객을 1금융권으로 포용하며 고객에게 가장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차별 없이 제공한다는 토스뱅크의 방향성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