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죄기’ 불안감 확산… 은행 창구 ‘한도 문의’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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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시중은행을 향한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 압박이 계속되자 최근 은행 창구에는 불안한 대출자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규제가 비교적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물론, 그동안 실소유 자금으로 규제가 덜했던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마저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차주들은 내년 만기 대출까지도 미리 문의하고 있다.


전세·집단대출 제한 우려 속
주담대 규제 묻는 차주 급증
실수요자 충격 최소화 방안 등
금융당국, 묘수찾기 고심 중

모 은행 관계자는 3일 “내년 6월 전세 만기인 대출자까지 미리 전화가 올 정도로 규제를 향한 두려움이 확산한 상태”라며 “규제 영향으로 전세자금 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은행이 있어 풍선효과로 신규 접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의 지점 근무자는 “최근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대부분의 은행이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지점을 찾아온 고객이 있었다”며 “대출 증액 제한 외에 제한은 없다고 안심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다음 달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 고객이 많이 찾아와 평소보다 혼잡한 상황”이라며 “기금 보증 전세자금 대출은 조정이 없는데도 불안해서 몰리고,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얼마나 축소되는지 문의도 있어 대체로 창구가 바쁘다”고 말했다.

이달 발표 예정인 금융위원회 가계부채 대책에 집단대출까지 조이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은행을 찾는 대출자도 많아졌다.

한편 전세대출 제한을 검토하는 금융당국은 서민·취약계층 ‘실수요자’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묘수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SGI)이 보증을 제공한 전 금융권 전세대출 잔액은 총 174조 7000억 원이다.

2017년 말 잔액 64조 1000억 원과 비교하면 3년 6개월만에 2.7배로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7조 3000억 원 늘어 매달 3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2017년 말에서 올해 6월 말까지 늘어난 가계대출(한은 가계신용동향 기준) 335조 원의 3분의 1 정도가 전세대출인 셈이다. 특히 HUG와 SGI의 보증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고민은 전세대출을 방치하고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통제하기 어렵지만, 전세대출을 죄면 ‘실수요자’의 강한 반발과 서민·취약계층의 충격이 예상된다는 데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전세대출 제한 방안은 보증비율 축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전세대출 반영, 1주택자에 대한 대출 제한 등이다. 모두 다 수요자에 미치는 영향이 막심하다. 현재 80∼100%인 보증비율을 하향 조정한다면 은행이 책임지는 위험이 커지므로 금리가 오르고,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커진다. 무엇보다 아파트를 제외한 서민주택 세입자의 전세대출이 극히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증비율을 낮추면 금리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은행이 외곽지역 빌라 전세 세입자에게는 전세대출을 아예 안 내주려 한다는 게 심각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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