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일대 들개 출현 빈발, 가을 등산객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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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금정산 일대에 자주 출몰하는 들개무리로 인해 시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관할 구청은 안전상의 이유로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들개의 서식 범위가 넓어 포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일 금정구청에 따르면 금정산 일대에서 야생동물 포획작업이 진행 중이다. 앞서 금정구청은 지난달 6일 포획업체와 함께 금성동 금정산성 북문 일대에서 긴급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등 3차례에 걸쳐 들개 6마리를 포획했다.

등산로 인근 출몰에 신고 잇따라
금정구, 북문 일대서 6마리 포획
성인 남성만 한 대형견들 위협적
입마개 미착용 반려견 민원도 증가

이번 현장조사는 금정산 인근에서 들개 무리가 자주 발견된다는 민원에 따른 조치다. 금정구청은 금정산 일대에 약 20마리의 들개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금정산과 인접한 동래구, 북구도 들개로 인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동래구의 지난해 들개 포획 실적은 6마리에 그쳤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달 기준 9마리의 들개가 잡히는 등 야생동물 출현 빈도가 잦아졌다. 지난해 한 마리의 들개도 포획되지 않은 북구의 경우에도 올해 6마리가 폭획됐다.

먹이를 찾아 떠도는 들개들이 금정산 등산로까지 접근하자 등산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금정산탐방지원센터에 근무하는 최현우 숲길등산지도사는 “요즘 들어 산에서 들개를 발견하고 위협을 느낀 등산객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5년 전 2마리 수준이던 들개의 개체 수는 점점 늘어나 현재는 금성동 인근에서만 10여 마리 가까이 발견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3일 오후 취재진이 방문한 금정산성 북문 인근에서도 우거진 수풀 사이로 지나다니는 들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들개가 서면 성인 남성의 가슴 정도 높이까지 올 만한 대형견이어서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입마개 미착용 등 반려견 민원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원 김 모(47·부산 부산진구) 씨는 올해 8월 부산진구 백양산을 하산하다가 올라오는 도사견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사견이 입마개도 쓰지 않은 채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의 덩치가 어른만 한 탓에 개 주인이 거의 줄에 끌려오다시피 하는 지경이었다. 김 씨는 “목줄이 길고, 입마개를 하지 않아 다른 등산객들을 충분히 물 수 있었다”며 “행여 주인이 줄을 놓치기라도 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구청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산을 찾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주민이 입마개나 목줄을 하지 않고 반려견과 등산을 한다는 민원도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대부분 등산객이 지나간 이후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현장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정구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들개 포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들개의 서식 범위가 넓고 지능이 높아 포획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기관은 아직 개 물림 사고 등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포획 틀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정구청 서영수 경제산업팀장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들개를 포획하고 있지만 금정산 전역에 흩어져 있는 탓에 포획이 쉽지는 않다”면서 “과도한 포획은 동물 학대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어 주민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면서 동물의 생태계도 고려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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