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일본 100대 총리 취임… 모테기 외무상 유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4일 의회에서 새 총리로 선출된 뒤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일본 참의원과 중의원은 과반의 찬성으로 기시다를 제100대 총리로 선출했다. EPA연합뉴스

일본의 제100대 행정부인 기시다 후미오(64) 총리 내각이 4일 출범했다. 지난달 29일 집권 자민당 총재로 취임한 기시다는 이날 임시국회 중·참의원에서 잇따라 치러진 지명선거를 통해 과반 찬성으로 새 총리로 선출됐다.

기시다는 이날 황거(皇居)에서 열리는 총리 임명식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내각을 정식 출범했다. 기시다는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해 초대 총리를 맡은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이후 100번째 총리로 이름을 올렸다.

기시다는 아베 정권 시절 연속으로 약 4년 8개월 간 외무상을 지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2015년 한·일 합의의 당사자이다.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이날 오전 총사퇴했다. 스가 총리 재임 기간은 384일로 전후 총리 34명 가운데 12번째로 짧았다.


내각 각료 21명 중 13명 새 인물 기용
스가 때보다 평균 연령은 오히려 높아
방위상까지 유임 ‘아베 정권 연장’ 평가
31일 중의원 선거… 정권 안정 시험대

■13명 물갈이에도 스가 때보다 ‘늙은 내각’

새로 출범한 기시다 내각은 60%가 각료 경험이 없는 ‘새 얼굴’로 채워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기시다를 포함해 모두 21명으로 구성되는 내각 각료 가운데 13명이 이번에 처음 입각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서 처음 입각한 각료가 5명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이번 인선에 대해 일본 언론은 “쇄신 이미지를 내세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아사히신문) “기시다 색깔이 엿보인다”(요미우리신문)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새 얼굴의 숫자만으로 기시다 정권의 참신함과 개혁성을 평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첫 입각 각료 13명 중 7명이 60세 이상이고, 2명은 77세다. 물갈이했지만 ‘젊은 내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기시다 내각의 평균 연령은 61.8세로 스가 출범 내각(60.4세)보다 1.4세 높아졌다.

일본 정부 컨트롤 타워에 해당하는 총리 관저의 2인자인 관방장관은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상이 맡았다. 새 재무상에는 아소 다로의 처남인 스즈키 이치 전 환경상이 낙점을 받았다. 아소는 부총리 겸 재무상에서 당 부총재로 자리를 옮겼다.

경제산업상에는 아베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이 기용됐고, 아베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유임됐다. 이는 외교 안보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중시한 결정으로 보인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와 경합한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은 지방창생담당상을 맡았다. 신설하는 경제안전보장상에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방위정무관을 기용했다.

내각의 주요 면면으로 볼 때 스가 내각까지 포함해 8년 9개월간 이어진 제2차 아베 신조 정권의 연장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중의원 선거가 정치적 시험대

기시다 신임 총리에게는 이달 말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가 그의 정치 운명을 좌우하는 첫 고비가 된다. 집권 자민당 총재를 겸하고 있는 기시다는 오는 19일 후보등록 후 12일 간의 선거운동을 거쳐 일요일인 오는 31일 중의원 선거를 치르는 총선 일정을 잡았다.

기시다는 이번 임시회기가 끝나는 오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시다가 내달 7일이나 17일에 총선 투개표를 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 일정을 기습적으로 1~2주일 앞당기는 셈이 됐다.

기시다가 총선을 서두르는 것은 취임 초기의 이른바 ‘축하장세’를 활용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서는 새 내각이 발족하면 초기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축하장세라고 부른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승리할 겨우 기시다는 특별국회의 재지명을 거쳐 제101대 총리로 연임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면 단명 총리로 끝날 수도 있다. 아베 정권 시절인 2017년 10월 이후 4년 만에 실시되는 총선에서 일본 국민들이 어떤 심판을 내릴지가 향후 정국을 좌우할 전망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