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업체 활성화법 외면 부산우정청,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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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부산우정청이 무인경비 업체 계약 입찰을 진행하면서 단독 응찰한 부산 지역 중소 업체를 두 번이나 외면해 서울의 대기업 밀어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한다. 4일 자 보도에 따르면, 부산우정청은 최근 실시한 부산권역 우체국 무인경비(기계경비) 통합운영 업체 계약 1, 2차 입찰에서 부산 소재 경비 업체가 단독으로 응찰하자 모두 유찰 처리했다. 부산우정청은 한술 더 떠 해당 중소기업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 경쟁 입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비쳐 원성을 사고 있다. 지역이나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단독 응찰 부산 중소기업 평가 기회 안 줘
지역 중기 지원·상생하는 공공기관 필요

부산우정청은 지난 8월 말 진행한 1차 입찰에서 부산의 한 경비 업체만 응찰하자 유찰시킨 데 이어 지난달 초 2차 입찰에서도 같은 업체가 단독 응찰하자 결국 최종 유찰 처리했다. 통상 단독 응찰로 유찰될 경우 국가계약법에 따라 응찰 업체의 제안서 심사 등을 통해 적격 업체로 평가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부산우정청은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일반 경쟁 입찰을 검토하고 있어 지역의 응찰 업체가 한숨을 쉬고 있다. 이번에 기존 5년간의 계약이 끝나는,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경비 업체의 입찰 참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우정청의 조치는 국가계약법은 물론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판로지원법)에 위배돼 철회해야 마땅하다. 두 차례 단독 응찰한 지역 중소기업에 대해 심사하며 수의계약 기회를 주는 게 두 법의 취지에 맞다. 더욱이 무인경비업은 2019년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대기업 제한 업종이다. 부산우정청이 대기업을 포함해 일반 경쟁 입찰에 부치겠다는 건 지역 중소기업을 두 번 죽이는 것일 뿐 아니라 판로지원법을 무시한 행위다. 지역 공공기관이 애써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기업 지원을 외면하는 저의가 의심스러워 분통이 터진다.

해당 업체의 수의계약 적격성 여부를 점검하거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재입찰을 추진하는 게 옳다. 반대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는커녕 ‘기울어진 운동장’에 집어넣겠다는 의지는 지역 업체 활성화를 위한 관련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가 분명하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과 지역균형발전 정책 실현에 앞장서야 할 지역 공공기관으로서 자격이 없다. 부산우정청 사례와 같은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다른 정부기관과 공공기관들에서도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행태가 관행처럼 발생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아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의 지역 중소기업 지원이나 제품 판로 확대는 구호뿐이라는 중소기업인들의 공통되고도 여전한 불만이 이를 방증한다. 지역과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공공기관 경영 평가 항목에 중소기업 지원이나 지역 사회와의 상생 기여도를 넣는 것도 좋은 방안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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