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 ‘헝다 주식’ 거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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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에 놓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주식 거래가 4일 홍콩 증시에서 중단됐다. 4일 로이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증권거래소는 헝다그룹과 헝다의 부동산 관리사업 부문 자회사 헝다물업의 주식 거래가 중지됐다고 밝혔다.

두 차례 걸쳐 이자 지급 못 해
헝다그룹, 자산 매각 추진 중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그룹인 헝다는 현재 3000억 달러(한화 약 356조 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규모다. 헝다채권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비할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이고, 헝다 주가 역시 올해 들어 80% 가까이 폭락했다.

헝다는 이미 지난달 23일과 30일 두 차례 미 달러 채권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과 중국 내 감독당국으로부터 면밀한 감시를 받고 있다. 다만 헝다가 이자를 지불하지 않아도 당장 파산하는 것은 아니다. 30일 동안의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와 채권자들은 이 기간을 이용해 채권 변제 시기와 조건 등을 협상할 수 있다. 현재 헝다는 현금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날 부동산업체인 허성촹잔의 거래도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허성촹잔이 헝다물업 지분 51%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헝다의 거래 중지로 헝다 우려가 재확산되면서 2.3% 하락해 2만 2022.64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아시아의 나스닥지수로 불리는 항셍테크지수도 2% 하락했다. 특히 헝다의 전기차 자회사 헝다신에너지자동차집단공사는 이날 최대 8%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헝다 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헝다를 구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세이돈 캐피털그룹의 제임스 펑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건설노동자, 주택 구매자, 협력업체, 대출업자 등의 순으로 구제할 것이라면서 역외 채권보유자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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