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빠진 4강은 ‘앙꼬 없는 찐빵’… TV토론 후 인식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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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 인터뷰] ⑤하태경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하태경이 4강에 들어야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대권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이 최근 청년층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데 대해 “사시 부활·정시 비율 확대 등 홍 후보의 ‘실력주의’ 정책들이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에 분노한 청년들의 호응을 받는 것 같다”면서도 “홍 후보의 실력주의는 ‘올드한 실력주의’”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홍 후보가 주장하는 수능 정시 100% 확대 등이)4차 산업혁명시대의 시대적 가치인 ‘혁신·창조’에 맞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출마 초반 이준석 돌풍 영향으로 범야권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5%대를 기록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 지지율 답보에 대해 “임계 지지율에 (도달해야 되는데)안 되니까 (중도·청년층의 지지가)홍 후보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후보 실력주의 정책 ‘올드’
4차 산업혁명 가치에 안 맞아”
“남북 정상회담 대선 영향 적고
전술핵 배치는 사실상 어려워”
“여가부가 젠더 갈등의 온상
박형준 재선 나오면 도울 것”

그는 오는 8일 발표되는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하고 나면 경선 구도가 급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의원은 “대선 경선 TV토론이 시작된 이후로 지지자도, 일반 국민들도 저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며 “하태경 빠진 4강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유력 주자인 윤석열, 홍준표 후보에 대한 정책 검증을 매섭게 하고 있는 자신이 4강에 들어가야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랫동안 청년 정치를 해 온 하 의원보다 홍준표 후보로 청년층의 지지가 쏠리는데.

“임계 지지율에 (도달해야 되는데)안 되니까 (청년층의 지지가)홍 후보에 몰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홍 후보한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선거를 위해 청년을 일회성으로 소모하는 게 아니라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다.”

-청년층이 홍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인국공 사태’ 등 문재인 정부에서 불공정한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니까 청년층에선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실력주의야말로 공정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 홍 후보 공약 중에서도 사시 부활·정시 비율 확대 등만 봐도 (시험 결과가)객관적 지표로 나타나는 것들이어서 청년들의 호응을 얻는 것 같다. 실력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객관성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홍 후보의 실력주의가 ‘올드한 실력주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능만 하더라도 100% 정시로 뽑겠다는 것인데,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시대적 가치인 ‘혁신·창조’에 맞냐는 것이다. 저는 오히려 수업도 토론식으로 하고 (평가는)논술식 시험으로 가야 된다고 본다. 홍 후보는 ‘과거형 실력주의’고 제가 ‘미래형 실력주의’다.”

-토론회에서 홍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데, 청년 지지층을 겨냥한 것인가.

“어쨌든 후발주자 입장에선 가장 강한 후보를 공략해야 한다. 전체 지지율에선 윤석열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윤석열 후보에게 토론을 이겼단 것은 자랑이 아니지 않나. 그리고 홍 후보의 소통 방식이 좀 올드한 방식이다. 신세대 토론에선 상대가 안 되더라. ‘허당’이다.”

-‘조국수홍’ 논란 말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과잉 수사에 대한 입장도 바꿨고, 홍 후보가 지난 대선 공약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포함시켰다는 주장도 제 지적을 통해 사실 관계를 바로 잡았다. 결국 정책을 준비하면서 세부적인 것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것들이 본선에 가면 약점이 될 수가 있다. 비판에 대해 과거와는 달리 유연해진 태도를 보이는 건 좋아진 점이다.”

-변화·젊음을 상징한 ‘이준석 바람’이 대선 레이스에서는 안 부는 것 같다.

“지금 구도는 전학생 윤석열 후보와 재수생 홍 후보의 싸움이다. 이번에 직접 후보로 뛰어보니까 안타깝지만 제 실력을 인정 안 할 순 없다. 그러나 4강에 올라가면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TV토론이 시작된 이후로 4강에 ‘하태 없으면 경선 실패한다’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지층과 일반 국민 사이에서)퍼지고 있다. 하태경 빠진 4강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북한의 최근 태도 변화 배경은 .

“북한 입장에선 미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핵 보유국으로 묵인 받는 게 목표인데, 그런 목표들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 남북관계보다 북·미 관계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우리 보수 진영도 이걸 너무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임기 말에나 가능할 테고, 이전에 많이 했기 때문에 (대선에)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유심히 봐야 된다. 그보다 우리 안에서 북·미 정상회담 결사반대 같은 목소리가 나와서 안 된다. 홍준표 후보가 자꾸 ‘위장평화쇼’라고 하는데, 그걸 누가 모르나. 성급하게 대화 자체를 반대하는 호전집단 이미지를 덮어쓸 필요는 없다.”

-당 대선 주자들의 안보 정책 중 나토식 핵공유, 전술핵 재배치가 쟁점인데.

“되지도 않을 일에 힘을 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야의 안보 정책이 180도 다르기 때문에 만약 우리가 집권해서 전술핵 배치가 됐다고 하더라도 정권 바뀌면 다시 나가라고 할 수가 있다. 미국으로선 여야의 안보 정책이 상극인 나라에 핵 공유, 전술핵 배치 같은 걸 해 주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자꾸 해 달라고 하면 미국과의 관계만 악화될 수 있다.”

-하 의원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있다.

“오히려 젠더 갈등 해소 방법이다. 지금 2030의 가장 큰 갈등이 젠더 갈등인데, 여가부가 젠더 갈등의 온상이다. 공식 교육자료에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보는 시각이 공공연하게 들어가 있다. 김치녀는 혐오 표현인데, 김치남은 아니라고 한다. 여론조사 해보면 여성들 중에도 왜 군대를 못 가게 하느냐, 차별이라고 인식하는 여자들이 이제는 소수가 아니다.”

-부산 지역구인데, 지역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데.

“부산으로 국한하자면 일단 박형준 시장의 비전이 내가 인수위원장 하면서 함께 만든 비전이다. 박 시장에 힘을 실어주는 게 맞다고 본다. 지방 정책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스마트 메가시티 건설이다. 부울경 스마트 메가시티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중앙정부의 권한 중에 교육, 부동산, 세제에 관한 권한은 지역에 과감하게 이양해야 한다. (박 시장이 재선에 나선다면)당선되도록 적극 돕겠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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