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초대박’ 설계, 의도적으로 짜맞춰진 정황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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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송파구의 도로변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내건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현수막이 나란히 보인다.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과 관련,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에 천문학적인 수익이 가도록 짜인 사업 설계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핵심 당사자들에 의해 고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이 검찰 수사와 관련 문건 등을 통해 사실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을 주겠다’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장동 복마전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는 것이다.

주주협약 등 여러 차례 변경에도
이익 몰아주는 조항은 변경 안 돼
분양·보상에 지나친 권한 부여도
‘설계 자처’ 이재명 관여는 아직
사라진 유동규 휴대폰에 ‘촉각’


4일 일부 언론이 공개한 대장동 사업 관련 주주협약, 사업협약 등 관련 문건에 따르면 2015년 첫 체결부터 이후 여러 차례 변경을 거치는 내내 개발 과정 결정 권한은 물론, 개발 이익을 민간 쪽에 몰아주는 조항들이 전혀 바뀌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을 뛰어넘는 초과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에도 주주협약 변경이 이뤄졌지만,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실소유주들의 ‘초대박’ 이익에 손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2019년 9월 26일까지 세 차례 변경된 주주협약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대목은 성남의뜰 지분 ‘50%+1%’를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무런 실권이 없는 반면 성남의뜰 지분 ‘1%’를 가진 시행사 화천대유에는 분양 방식과 보상가액 결정 등에서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부여됐다는 것이다. 문건을 검토한 전문가들은 “공사는 권한 없이 끌려만 다닐 수밖에 없도록 설계됐다.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배임 소지가 짙다고 지적했다.

설계 분야 전문성을 앞세워 성남도시개발공사 고위직에 오른 유 전 본부장이 과거 서울의 한 건축 설계사무소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2008년 성남시의 한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 재직 당시 서울의 A 설계사무소에서 2개월가량 운전기사로 일했는데,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설관리공단(현 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임명 직후 성남시의회에 출석해 "건축과 관련한 일을 했다"며 경력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차지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두지휘했고, 이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자리까지 올랐지만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장동 의혹의 베일이 핵심 당사자인 유 전 본부장의 구속과 정 회계사의 녹취파일, 사업 관련 문건 등을 통해 사실로 드러나고 있지만,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를 자처한 더불어민주당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연루 정황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의 구속이 이뤄지자 관리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개발이익 환수에 노력했을 뿐이라며 비위 연루 의심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이와 관련, 유 전 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도중 창밖으로 던졌다는 휴대전화의 행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압수수색 전날 창밖으로 던졌다고 했다가 다시 휴대전화 판매업자에게 맡겨 놓았다고 하는 등 헷갈리는 진술로 휴대전화의 행방이 밝혀지기를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유동규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창밖으로 휴대전화를 던졌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주거지 내·외부 CCTV를 확인한 결과 압수수색 전후로 창문이 열린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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