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습관 전환이 기후해법의 전제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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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석 한국 채식문화원 공동대표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2017.01.01 부산일보DB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2017.01.01 부산일보DB

1979년 제1차 세계기후회의에서 50개국 과학자들이 기후행동를 제기한 지 40년만인 2019년 전 세계 153개국 1만 3800명의 과학자들이 29가지 지표를 근거로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올해 7월 미국 나사를 비롯, 세계의 과학자들이 다시 모여 지구 시스템에 중요한 요소들이 임계점에 다다랐거나 이미 한계를 넘었다고 진단하고 ‘국제 과학자들의 기후비상사태 경고2021’를 ‘바이오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세계 과학자들의 집단행동은 역사상 전례 없고 그만큼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첫째, 과학자들은 신속하게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 폐지와 강력한 탄소세를 부과하라고 주장한다.

둘째, 단기성 온실가스 특히 메탄을 신속하게 줄여야 당장 온난화 추세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는 내일 당장 배출을 중단해도 대기 중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감축효과를 다음 세대가 보지만, 메탄은 향후 10년간 지구 온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셋째, 산림 토지 바다 등 자연생태계를 복원 및 보호하고 이들 생태계가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자리해야 한다. 참고로 축산업은 지구 표면의 1/3과 세계 농지의 80%를 차지하고 토지남용과 삼림 및 바다파괴의 주범이다.

넷째, 거의 채식이나 비건으로 식생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기후위기도 지구 시스템 이상의 하나의 증상일 뿐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시스템 자체의 이상에 대처하기 위해 근본적 원인, 인간에 의한 지구 과잉 착취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기후는 공공재이다. 국가 차원에서 다들 남들이 잘 해줘서 무임승차로 득을 보기만 원하고 솔선수범 않는다면 지구 공유지의 비극은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정부는 오랜 역할인 선택편집 즉 보조금 세금 규제를 통해 그린뉴딜에 전력해야 한다.

예컨대 고기소비도 GMO(유전자조작)콩과 GMO옥수수를 기반으로 하는 축산업, 거기에 대량 지원되는 보조금 때문에 증가했다. 좁은 공간에 가축을 대량으로 길러 이윤을 극대화하는 집약적 생산구조가 부른 소비다. 이런 시스템이 고기 소비를 자동적으로 부추긴다. 가축 사육자들도 일종의 희생자다. 환경과 건강 등 더 큰 사회적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더 많은 생산에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에 갇힌 것뿐이다. 이를 개선하고 전업을 돕는다면 이들의 선택도 달라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의 국회 통과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다. 설사 그린뉴딜이 성공해도 근본적인 소비패턴의 변화 없이는 또 다른 위기 반복은 역사의 교훈이다. 오늘날 탈육식은 소비패턴 전환의 상징이다.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의 통제 범위 안에 있고 지구 전체의 경제 정치 생태적 질서와 연관시키는 행동이다.

과학자들은 단기성 온실가스 감축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빠르게 지구온도를 냉각하고 탄소중립에 필요한 결정적 시간도 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식습관은 연결 고리다. 메탄의 주 배출원은 축산업이다. 채식과 비건을 고리로 메탄을 감축하면 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전환에 시간을 벌 뿐 아니라 토지 숲 바다의 온실가스 흡수원의 재생에도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식습관 전환이 지속가능성의 선순환이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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