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화상 정상회담” 꼬인 실타래 풀리나
바이든 대통령, 시진핑 주석미·중이 연내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올해 1월 초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으로, 갈등을 넘어 험악한 분위기로 치닫고 있는 양국 관계에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내 화상회담 합의는 6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스위스 취리히 회담에서 이뤄졌다. 6시간의 회담 후 있었던 브리핑에서 미 고위 당국자는 “솔직하고 광범위한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뤄졌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이뤄진 가장 면밀한 논의였다”고 평했다.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점 및 의제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설리번-양제츠 취리히 회동서
두 정상 첫 ‘일대일 회담’ 합의
미국-중국 간 외교·경제 현안
폭넓게 거론될 것으로 전망
회담이 성사되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양자 정상회담이 된다. 양국 정상은 지난 2월과 9월 두 차례 전화통화만 가졌다. 양측은 각각 부통령과 부주석으로 ‘넘버2’이던 시절 직접 만난 적은 있다.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토대를 둔 국제질서 수호 협조를 시 주석에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이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로 국제질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대만과 홍콩, 신장의 인권 문제를 비롯해 핵능력 증강 등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우려도 회담 테이블에서 직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공세의 주요 포인트로 삼아온 지점들이다.
시 주석은 중국의 핵심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만, 홍콩, 신장,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한 미국의 대 중국 압박 기조를 변경하라고 촉구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대만 관계 강화 흐름에 반대하는 한편, 내정간섭을 중단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행동으로 옮길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중국의 최근 고강도 ‘항공 무력시위’로 대만 해협의 긴장 지수가 올라간 상황에서 양 정상이 대만 문제의 상호 ‘레드라인’을 확인하면서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있을지가 회담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무역 역시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4일 연설을 통해 고율관세 유지와 1단계 무역합의 준수 압박에 토대를 둔 대중 강경 기조를 공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미국이 대 중국 견제 차원에서 동맹 및 우방국들을 규합해 안보 협의체를 신설 또는 강화하는 흐름에 견제구를 던질 전망이다. 미국이 영국·호주와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면서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원키로 하고, 일본·인도·호주와 ‘쿼드(Quad)’ 차원의 협력을 심화하며 대중 견제의 고삐를 죄는 데 대해 중국은 최근 ‘다자주의에 역행하는 소그룹 행보’라며 비판해왔다. 북핵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미국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그 자체만으로도 갈등 악화 방지와 협력 모색의 의미가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악화일로를 걸어온 미·중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